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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식업계 族마케팅에 소비자는 대만족
#1. 서울 구로구에 사는 싱글족 최태진(33) 씨는 주말이면 식사가 여간 고역이 아니다. 5년째 자취생활하면서 집밥에 질린 그는 주말 식사시간만 되면 이맛살부터 찡그려질 정도다. 하지만 오씨는 얼마전 부터 주말 식사 시간이 기다려진다. 집 근처 한 식당에서 싱글족을 위한 1인 메뉴와 햄버거세트 등 입맛따라 골라 멀 수 있는 음식들이 푸짐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2. 회사원 김정희(27) 씨는 요즘 점심 시간이 즐겁다. 직장 선배인 남친과 식사를 마친 뒤 공원을 산책하는 등 점심 시간을 이용한 데이트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점심 데이트가 가능한 것은 회사 근처에 있는 한 식당이 다른 곳보다 30~40분가량 앞당겨 점심 고객을 받는 얼리버드 영업을 개시하면서 부터다.

싱글족 최씨나 점심 데이트를 즐기는 회사원 김씨처럼 색다른 외식 고객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겨냥한 외식업체들의 마케팅 보폭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 봄부턴 각 외식업체들이 장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싱글족을 위한 1인 메뉴를 내놓거나 얼리버드족을 타깃한 영업시간 조정 등 마케팅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식당 주변에 거주하는 지역민을 상대로 문화행사나 메뉴할인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로컬족 마케팅도 한창이다. 


▶싱글족의 점심을 공략하라!=TGI프라이데이스는 최근 전국 매장에서 싱글족을 위한 1인 메뉴 ‘심플 밀’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심플 밀’은 메인 요리인 스테이크를 비롯해 샐러드, 사이드 메뉴 등을 한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한 접시에 담아 제공하는 코스 형태의 간편한 1인 메뉴다.

음식 량이 한사람이 먹기 적당한 정도로 적은 만큼 가격도 저렴해 주문량이 급상승하고 있다. TGI프라이데이스 한 관계자는 “1인 가구와 나홀로 소비족의 증가는 외식의 소비 행태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최근 외식업체들 사이에서 싱글족을 위한 1인 메뉴 개발이 한창이다”고 말했다.

엔제리너스 커피는 샌드위치, 케이크, 빵 등 50여종의 베이커리중 무려 23종이 싱글족을 위한 절반 사이즈 제품이다. 지난해 3월 기존 제품의 절반 크기인 ‘하프 브레드’를 선보인 뒤 싱글족 고객이 20%이상 늘어나자 절반 사이즈 제품을 확대한 것이다. 이 업체는 ‘하프 브레드’ 품목을 늘려 고매출 전략 상품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리아는 1인용 고객을 위해 최근 좌석이나 인테리어를 새롭게 바꿨다. 싱글족이 이용하기 편하도록 햄버거업계 최초로 바(Bar) 테이블을 도입했고, 내부 인테리어도 스칼렛 컬러를 활용해 변화를 줬다. 

▶로컬족의 감성을 자극하라!=강강술래는 주중 오후 4시에 초밥과 샌드위치, 떡볶이 등을 들고 지역 주민을 찾아가는 ‘간식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지역내 주부고객을 대상으로 노래교실도 운영한다. 강강술래 상계점과 신림점, 홍대점의 경우엔 주변 학교나 스포츠센터, 병원 등과 손잡고 음식값을 깎아주는 할인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탐앤탐스’ 건대점은 최근 영화 ‘반드시 크게 들을 것 2’를 상영했다. 또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엔 특정 매장 한곳을 지정한 뒤 지역내 고객을 초청해 독립영화를 보여주는 ‘탐앤탐스 인디스카이데이’를 진행하고 있다. 

빕스는 명동점과 명동중앙점도 오는 3월 말까지 명동예술극장 연극티켓을 지참한 고객에게 음식값을 10% 깎아주는 할인영업을 벌인다. 이에 앞서 지난 달엔 빕스 대학로점이 대학로 주변 소극장의 공연티켓을 제시하는 고객에게 10% 세일가격으로 음식을 판매하는 등 지역 상인들과 연합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식당 주변의 소극장 관객은 물론 소극장에 근무하는 직원도 단골고객으로 끌어 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얼리버드족의 마음을 유혹하라!=‘강강술래’ 신림점과 서초점, 늘봄농원점은 고객들이 여유롭게 점심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식당 개점시간을 종전보다 30분 앞당겨 오전 11시에 오픈하고 있다. 역삼점도 식당을 일찍 찾는 얼리버드족을 위해 기존 점심 메뉴에 ‘갈비찜 정식’을 새로 추가해 제공하고 있다.

빕스도 신촌 현대유플렉스점과 홍대점에서 오는 3월 27일까지 주말 오전 11시부터 12시 이전에 입점한 얼리버드족 고객에겐 샐러드바 이용요금을 1만원 가까이 할인된 1만9900원만 받고 있다. 이 레스토랑은 얼리버드족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메뉴 할인 문자나 쿠폰, 이벤트 페이지 캡쳐 이미지 등 다양한 판촉물을 제공하고 있다. 

‘토다이’ 증계점은 아침 얼리버드족을 위해 오는 3월 말까지 ‘토다이에서 아침 모임을’ 이벤트를 벌인다. 주중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무제한 커피와 쿠키 한 접시를 1인당 4000원만 받는다. 또 아침 모임 후 식사를 원하는 고객은 점심을 반값 이하인 1인당 2만2000원에 서비스하기로 했다.

▶어린이 캠핑족의 입맛을 잡아라!=본아이에프는 계란과 양파, 대파, 당근, 표고 등이 들어가 있어 맵지 않고 담백한 맛의 ‘계란버섯죽’과 아이들이 밥 반찬으로 좋아하는 ‘메추리알 쇠고기 장조림’으로 어린이 캠핑족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크라제버거의 100% 호주산 청정우 목심으로 만든 ‘비프스테이크’도 어린이 캠핑족에게 인기 높은 테이크아웃형 메뉴다. 햄버거, 미트볼 스파게티 등 다양한 요리로 응용 가능하며 바비큐소스가 함께 들어 있어 크라제버거 매장에서 먹는 음식 맛과 동일하다는 게 레스토랑측 설명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주말에는 캠핑 등 자연에서 즐기는 활동을 아이들과 함께 하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며 “봄 나들이 시즌을 겨냥해 어린이나 가족단위의 캠핑족을 겨냥한 테이크아웃 먹거리 상품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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