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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워싱턴 외교라인, 역량의 한계 인식해야…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미국이 전 세계 각 지역에서 여러 난제에 직면했다. 아시아에선 북한과 중국이, 유럽에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중동에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란, 시리아가 속을 썩이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철군도 골치아픈 문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스라엘 총리와 대면하고 존 케리 국무장관은 금새 우크라이나로 날아갔다. 이제 막 집권 2기 2년차를 맞은 오바마 행정부 외교라인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이길 수 있는 전장에만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군비 감축에 나선 미국, 전투에서 매번 승리할 수는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외교 역량을 어떻게 집중해야 할까.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28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 위원들과 사태 해결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3월로 접어든 시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가장 먼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분쟁 해결을 비롯한 중동평화협상 문제다. 그는 최근 블룸버그통신 제프리 골드버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3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갖고 이어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도 만나 평화회담을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도 만만치 않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핵 프로그램 제재와 팔레스타인 평화 협상에 있어 미국과 다소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2일 워싱턴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이스라엘의 이익을 위한 강경노선을 견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중동지역 최대 우방과의 대화마저도 쉽지 않다.

손이 바쁜 오바마 대통령을 더욱 바쁘게 만든 것이 우크라이나 문제다. 소치 동계올림픽을 무사히 마치고 세력을 키우고 있는 러시아와 때 아닌 동서 냉전 대결구도에 맞닥뜨리게 된 미국은 러시아를 그냥 두고 볼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이러다 보니 러시아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이란, 시리아 문제 등은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 우크라이나 위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러시아와의 협조가 필요한 시리아 내전 종결, 이란 핵무기 시설 동결,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등의 문제가 위태로워졌다고 보도했다.

니콜라스 번스 전 미 국무부 차관은 2일 외교 정책 연구소인 애틀랜틱 위원회가 주최한 한 컨퍼런스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그의 재임기간 중 가장 어려운 국제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와의 힘싸움은 외교 역량의 한계를 돌아보는 기회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리처드 안드레스 미 국방대학교 국가안보전략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와 시리아, 중국 등의 문제를 통해 미국의 한계에 대해 ‘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일련의 사태들이 “(미국이)지정학적 역량의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가지 사례”라고 지적했다.

안드레스 교수는 “과거 몇 년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겠지만, 최근 시리아 등에서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상황들을 다수 목격했다”며 “지난 20~25년 동안 미국이 개입하지 않으려 노력했던 위기 상황들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역량에 맞는 현실적인 외교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 상황에 대한 다소 소극적인 견해다.

그러나 반대되는 의견도 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오바마 행정부의 소극적인 외교 행위를 비판하기도 한다.

린지 그레이엄(공화ㆍ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유약하고 결정력 없는 대통령 때문에 (푸틴이 행하는 것과 같은)공격적인 외교행위에 직면한다”고 지적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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