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의 두 자매 엘사와 안나는 어떻게 한국 관객 1000만명을 홀렸을까? 겨울극장가의 ‘여왕’으로 등극한 이 작품이 한국영화계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겨울왕국’…싼값에 즐기는 최고 수준 브로드웨이 뮤지컬
국내 뮤지컬 공연 시장은 지난 10여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해왔다. 반면, 극장가에서 뮤지컬 영화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맘마미아’와 ‘레미제라블’에 이은 ‘겨울왕국’의 흥행은 두 장르간 엇갈려왔던 추세의 새로운 ‘접점’을 확인했다. 턱없이 높은 관람료가 장벽이 됐던 뮤지컬 공연의 대안이 뮤지컬 영화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방학이나 휴가 뿐 아니라 크리스마스, 설명절, 밸런타인 데이 등 특수가 있는 겨울극장가에서 뮤지컬 관람이 가족이나 연인 관객의 ‘이벤트’로서 꼽히는 상황에서 공연 대신 영화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레미제라블’과 ‘겨울왕국’이 지난해와 올해 비슷한 시기 겨울극장가에서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레미제라블’은 영국 웨스트엔드-미국 브로드웨이의 히트 뮤지컬을 원작으로 했고, ‘겨울왕국’은 미국의 뮤지컬 톱스타 배우들을 캐스팅했고 정통 브로드웨이 스타일의 노래와 형식을 차용한 작품이었다. 우리말 더빙버전도 미국판 버금가는 뮤지컬의 완성도를 보여줬다. 주요 노래를 모두 뮤지컬 스타배우들이 불렀기 때문이다.
심재명 대표는 “브로드웨이 정상급의 뮤지컬, 비싼 공연물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감동을 저렴한 관람료의 영화로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레미제라블’과 ‘겨울왕국’의 흥행 요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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