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의 두 자매 엘사와 안나는 어떻게 한국 관객 1000만명을 홀렸을까? 겨울극장가의 ‘여왕’으로 등극한 이 작품이 한국영화계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애니, 마이너 장르의 반란…국내 극장시장의 확장과 관객 취향의 다양화
‘겨울왕국’의 천만 관객 돌파는 대중 영화 장르 중 국내 극장 시장에서는 ‘최후의 마이너’였던 애니메이션 장르가 당당히 주류에 들어섰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다. 국내 극장가에서 뮤지컬과 애니메이션영화는 오랫동안 변방을 면치 못해왔으나 지난해 ‘레미제라블’과 올해 ‘겨울왕국’의 대규모 흥행은 의미심장한 변화를 보여준다.
국내 극장가에서 주류는 한국영화다. 그 중에서도 역사와 사회를 반영한 사실주의적인 경향, 즉 리얼리즘 영화가 대세 중의 대세다. 역사에서 소재를 취하고, 정치ㆍ경제ㆍ사회적 이슈와 변화를 반영하며, 현실적인 시공간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중심의 한국영화가 제작 편수와 흥행작 추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해왔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극장시장이 팽창하고 관객이 급속하게 늘면서 흥행 장르도 다양화됐다. 극장 시장에 젊은 세대가 새롭게 진입하는 것과 동시에 30~40대 이상의 기성 세대들의 구매력이 높아진 결과다. 지난 2009년엔 외화로선 처음으로 ‘아바타’가 1000만명을 넘는 대규모 흥행을 기록했다. ‘리얼리즘 경향의 한국영화’에 비해 ‘마이너’라 할 수 있는 ‘판타지 외화’가 이변을 일으킨 것이다. 700만명을 넘고 1000만명까지 근접한 ‘어벤져스’와 ‘아이언맨’ ,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괄목할만한 성적도 같은 맥락에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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