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일본의 우경화가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일본 ‘건국기념의 날’에 고대 ‘천황(일왕)’을 찬양하는 곡이 공연돼 파문이 일고 있다.
12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건국기념의 날인 지난 11일 구마모토(熊本)현 구마모토시 구마모토 현립극장에서 칸타타 ‘해도동정(海道東征ㆍ가이도토세이)’이 공연됐다.

해도동정은 1940년에 진무(神武) 천황의 즉위 2600년을 기념해 초연된 것으로, 내용은 일본서기를 토대로 건국신화에서부터 ‘진무동정’(진무천황이 규슈<九州>에서 긴키<近畿>지역으로 진출하며 정벌한다는 설)까지를 다루고 있다.

문제는 이 곡이 2차 대전 이후 천황제에 대한 비판적인 분위기 속에서 금기시돼왔는데 다시 부활한 것이다. 보수 성향의 산케이는 “일본 신화를 낭랑하게 읊는 명곡이 전후 민주주의의 압력에 의해 봉인돼 왔다”며 전후 세 번째로 열린 해도동정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장엄한 울림에 청중 1300명이 매료됐다”고 미화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번 건국기념의 날을 맞이해 역대 총리로는 처음으로 발표한 메시지에서 “일본을 더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나라로 만들어 갈 책임을 통감하고, 결의를 새롭게 하고 있다”며 애국심을 강조했다. 일본 우익 단체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집권 자민당이 추진하는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를 만들기 위한 개헌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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