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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치올림픽] 노련한 김성주 ‘현장감 폭발’ vs 친절한 강호동 ‘감동의 물결’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의 중계전의 열기도 선수들의 ‘투혼’ 못지 않게 뜨겁다. ‘빙속여제’ 이상화가 2연패 달성을 앞두자 지상파 방송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승부를 겨뤘다. KBS와 MBC를 통해 방영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중계는 이미 방송 전부터 화제였다. 양사가 내세운 두 얼굴이 ‘의외’의 장소에서 장외대결을 폈기 때문이다. ‘국민MC’ 강호동과 ‘돌아온’ 김성주였다.

동시간대 나란히 출발했다. ‘숫자의 결과’는 달랐지만 시청자들에겐 ‘선택의 재미’가 있었던 방송이었다. 게다가 각자의 매력이 잘 드러난 개성만점 중계가 인상적이었다. 일단 승자는 김성주의 MBC였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11일 방송된 MBC ‘소치동계올림픽2014’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중계는 18.6%의 전국시청률을 기록했다.

김성주는 역시 노련했다. MBC는 이미 소치올림픽 해설위원과 캐스터의 라인업을 구축하며 김성주에 대해 “최고의 해설위원”이라는 자부심을 비쳤던 터. 김성주는 이날 손세원 해설위원과의 완벽한 호흡으로 타고난 중계실력을 뽐냈다. 


특히 빙속여제의 스피드에 맞춘 ‘역동적인 중계’가 인상적이었다. 이상화의 질주 쾌감을 배가시켜주는 생생한 멘트와 질주 리듬에 맞춘 폭발적인 멘트가 쉴새없이 쏟아졌다. 캐스터로서 청량감 넘치는 목소리도 시청자들에겐 박진감을 불러오는 요소였다. 뿐아니라 스포츠중계의 달인답게 김성주는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정확한 정보 전달로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중계 동안 SNS에는 “김성주의 진가는 이미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부터 드러났다. 목소리도 시원시원하고 어휘 감각이 탁월하다”, “생동감있는 해설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안정적인 데다 박진감이 넘친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스포츠 해설위원 ‘입문자’인 강호동이라고 부족하지 않았다. 강호동은 지난해 8월 같은 방송사에서 방영된 ‘우리동네 예체능’의 태릉선수촌 특집에서 이상화 선수를 만났던 것이 인연이 돼 소치까지 입성하게 됐다.

경기 시작 전부터 “이상화 선수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소치까지 오게 됐다”며 “이상화 선수의 꿈이 현실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중계석에서 최선을 다해, 혼신의 힘을 다해 응원하겠다”던 이야기처럼 ‘호랑이’ 강호동 역시 이상화와 함께 질주했다. “선수 출신의 따뜻한 마음이 돋보인다”, “올림픽 현장에서 들려오는 강호동의 패기있는 목소리가 반갑다. 중계도 알기 쉽게 해준다”는 반응도 뒤이어 따라왔다.

초보 해설위원이었지만 강호동은 함께 자리한 나윤수 해설위원으로부터 극찬도 받았다. 경기 시작 전 이상화 선수의 기록표를 유심히 보던 강호동은 “이상화 선수가 36초36이라는 빙상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인코스 뛸 때보다 아웃코스 뛸 때가 더 기록이 좋은 것 같다”고 전하자 나 위원도 놀란 눈치였다. 나 해설위원은 이에 “이번에 18조 역시 아웃코스다. 강호동 씨 정말 대단한 능력이다. 나랑 자리를 바꿔야 할 것 같다”며 “이상화 선수가 네 번의 신기록을 세울 때 세 번이 아웃코스였다. 아웃을 선호하는 것 같다. 이번이 더욱 좋은 기회다”라고 설명을 이어줬다. 


이상화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엔 함께 응원했던 국민의 마음으로, 운동선수 선배의 입장으로 따뜻한 멘트도 이어갔다. 강호동은 “역시 이상화라는 말이 실감난다”며 “훈련 과정에서 아플 때가, 힘들 때가 얼마나 많았겠냐. 하지만 쉬고 싶다고 쉴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을 것이다. 본인의 몸이 본인의 몸이 아니었다. 엄청난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이상화 선수를 향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이날 이상화는(25·서울시청)가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2연패를 달성했다. 1·2차 레이스 합계 74초70의 올림픽 신기록이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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