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위크엔드] 앉아서 기린 · 사자만 바라봐도 혈압 내려가고 스트레스 해소
동물로 심리치료…국내서도 ‘애니멀 세러피’ 큰관심
개·돌고래 등 인간과 감정교류 탁월
동물과 놀다보면 유익한 호르몬 증가
감정조절·통증완화·면역력향상에 도움

자폐증·뇌성마비·우울증 등 치유 효과
재활승마로 ADHD 증상 호전도




1962년 미국의 소아정신과 의사인 보리스 레빈슨은 진료를 위해 기다리던 아동들이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고도 이미 치료가 되어 있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대기실의 아동들이 자신의 애견인 ‘징글’과 함께 노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효과였다.

이후 레빈슨은 본격적으로 동물을 매개로 사람과의 교감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동물매개치료’란 개념이 확립되었다. 이처럼 살아 숨쉬는, 감정이 있는 동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부족한 기능을 향상시켜 주고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을 ‘동물매개치료’라 한다.

동물매개치료는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휴먼서비스’로 심리학적인 이론을 바탕으로한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동물로는 ‘개’가 꼽히지만 고양이, 토끼, 말, 기니피그 등 사람과의 감성적 접근이 가능한 여러 가지 동물을 활용할 수 있다, 심지어 금붕어, 돌고래, 병아리까지 이용된다. 우리나라에서의 동물매개치료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주로 시ㆍ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눈과 귀의 역할을 대신해 주는 도우미견이 등장해 활용되고 있는데 1993년 첫 시각장애인 도우미견인 ‘나들이’와 ‘마실이’의 분양에 이어 1999년 청각장애인 도우미견인 ‘다롱이’의 분양이 이루어졌다. 최근에는 주의력 결핍 아동에게 승마를 통한 사회성 향상 등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 ‘애니멀 세러피(animal theraphy)’…스트레스ㆍ공격성 사라져=동물, 특히 애완동물과의 접촉에 의한 치유 효과를 이용하는 애니멀 세러피는 만성과 급성 질환에 적극적인 치료법으로 도입됐고 감정조절, 의욕회복, 통증완화에 사용되고 있다. 평소에도 반려동물을 마음과 생활의 파트너로서 함께 살아가며 접촉하면 , 돌보는 과정과 감정교류를 통해 스스로 존재감을 높일 수 있어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애니멀 세러피 연구가인 일본의 요코야마 박사는 “ 동물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동물을 매개로 한 타인과의 대화가 늘어나기 때문에 사회성이 자연스럽게 길러진다. 또 동물과 감정을 나누면서 내면의 고독과 스트레스ㆍ공격성이 사라지고, 자신보다 약한 위치에 있는 동물을 지키기위해 책임감이 커지기도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개’는 동물과 교감을 나누는 심리치료로 가장 많이 선택된다. ‘개 세러피(Dog Theraphy)’라 불리는 이 방법은 개를 돌보고 함께 놀면서 개와의 접촉 횟수를 늘려 나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단지 개를 보고만 있어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있다. 개와 친밀감을 형성하면 체내의 엔도르핀 분비량이 늘어나 불안감이 사라지고, 심장 박동수가 안정을 찾으면서 정서적으로 편안한 상태가 된다.

심신의 안정을 요하는 정신질환이나 노인성 질환 환자, 장기간 치료를 요하는 만성 환자의 증상 완화는 물론 임종을 눈앞에 둔 말기 환자의 호스피스 과정에 이르기까지 개 매개치료를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동물매개치료인 ‘애니멀 세러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DHD0’ 아동들에게 증상완화 효과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돌고래와 함께하는 놀이, 자폐증ㆍ발달장애에 효과= ‘돌고래매개치료’도 있다. 물 속에서 돌고래와 함께 노는 동안 신체적ㆍ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몸 속에 유익한 호르몬이 분비되고, 욕구를 자극해 몸을 움직이게 만듬으로써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준다. 임상 연구 결과 자폐증, 발달장애, 뇌성마비, 우울증, 중풍 등을 치유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최근 미국ㆍ일본에서 큰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다. 또, 해외에서는 생태동물원이 성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벤치에 앉아 기린, 사자, 코끼리 등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혈압이 내려가고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 ‘재활승마’ ADHD아동에게 효과 만점= ‘말과의 교감’은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DHD)’ 아동들에게 증상 완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이 의학적으로 밝혀졌다. 최근 삼성서울병원 정유숙 교수팀(정신건강의학과)이 지난 1년간 걸쳐 6세 이상 13세 이하의 어린이 20명을 대상으로 주 2회 총 12주간 재활승마 치료를 받게 한 결과, 재활승마 치료를 받은 아이들은 ADHD의 주요 증상인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 충동증상 모두 호전된 것으로 조사됐다. ADHD 아동의 증상 정도를 판별하는 ARS(ADHD Rating Scale) 지표를 측정한 결과, 치료 이전보다 30% 이상 경감한 아이가 전체 20명 중 18명으로 90%에 이르렀다. ADHD로 인해 발생 가능한 이차적 어려움도 줄이는 데 재활승마가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DHD 아동들은 대체로 ADHD 증상으로 인해 사회성 저하, 낮은 자존감, 삶의 질의 저하 등의 곤란으로 병이 더욱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자존감을 평가하는 측정도구인 SES(Self-Esteem Scale)의 점수의 경우 27.55점에서 29.11점으로 향상됐고, 삶의 질의 평가 기준인 PedsQL의 경우에도 78.66점에서 80.26점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치료에 대한 아이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재활승마 치료 이후 ADHD 아동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만족도 조사에서 재활승마 프로그램에 대해 93%가 만족한다고 답하였고, 100%가 재참가 의사를 밝혔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