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해리포터의 마법같은 혓바닥’이라고 우기나 ‘고장난 라디오’처럼 쉴새없이 나불거리는 동구와 허세기가 있는 서현은 서로 한마디도 지지않고 맞선다.
급기야 서현은 동구에 대한 인신공격에 이어 그가 쓰고 있는 소설마저 트집을 잡는다. “네 소설은 미사여구가 너무 많아”
서현을 떠나보낸 동구는 쓸데없는 부사, 형용사 등을 모두 빼버리는 문장 다이어트를 끝에 소설가로 성공한다.
10년 뒤 잡지 여성시대의 데스크가 된 서현은 인터뷰를 구실로 동구의 작업실을 찾아간다. 둘은 또다시 티격태격 설전(舌戰)을 이어간다.
재치있고 유머러스한 두 남녀의 대화만으로 이뤄진 2인극이다. 가로수길 칵테일바를 연상하게 하는 독특한 무대 디자인과 조명도 인상적이다.

‘미사여구없이’는 한국공연예술센터의 차세대예술가 육성시리즈인 ‘봄 작가, 겨울무대’를 통해 지난해 선보인 네 작품 중 하나다.
오는 29일까지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야근으로 공연을 누리지 못했던 직장인, 일찍 헤어지기 아쉬운 연인들을 위해 17일과 25일에는 밤 10시에 공연한다. (02-3668-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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