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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주택매매 활성화 기대” vs 시장 “글쎄올시다”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 주택시장 전망에 대한 질문을 받고 “올해부터 주택매매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시장의 흐름은 아직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부동산업계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미 6~7년간 반복적으로 새해 벽두에는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거라는 기대감으로 한 해를 시작했다. 그러나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즉 ‘부동산시장은 올해부터 좋아질 것’이라는 정부 발표는 시장에서 신뢰를 잃은 상황이다. 매년 반복되는 ‘학습효과’에 따라 부동산업계는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도 시큰둥한 반응이다.

게다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방해하는 ‘대못’으로 여겨진 다주택자 중과세의 폐지와 취득세 영구인하 조치 등 최근 정부의 조치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가 매매 활성화로 이어지는 기폭제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미분양 및 신축주택 분양자에 한해 5년간 양도세 면제 혜택이 주어지자 일부 견본주택에는 청약 희망자들이 과도하게 몰리는 현상이 일어났다. 사진은 지난해말 한 아파트 견본주택 모습.

용산구 파크타워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정부의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 취득세 인하 같은 조치가 시장에 도움이 되겠지만 매매 활성화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긴 어렵다”며 “대통령의 발언을 보니 앞으로 올해 추가로 다양한 부동산경기 부양책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올해 추가 부양대책이 나와야지 지금 이대로라면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돈도 물처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지 않겠느냐”며 “정부 대책이 돈 많은 사람들에게 별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대책이 나와봤자 시장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노원구 월계동 L공인 관계자는 “주택매매가 활성화될 거라는 대통령의 발언은 전혀 믿지 않는다”며 “수년간 시장이 좋아질 거라는 정부 발표는 많이 들어왔지만 한 번도 제대로 된 적이 없어 이제는 내 눈으로 뭔가 뚜렷한 움직임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안 믿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지금 부동산시장 회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에게 경기가 회복될 거라는 확신을 주는 것”이라며 “지금 어디에서 무슨 근거로 올해 경기가 회복될 거라고 확신할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서울역 근처 중구 만리동 인근의 T공인 관계자는 “현장에서 지켜보면 공덕, 마포 인근 오피스텔의 공실률이 최근 들어 높아지고 있다”며 “내가 보는 바로는 올해도 나아질 거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마포나 공덕 일대는 임대수요가 많아 다른 곳보다 공실률이 낮은 지역인데 여기마저 공실률이 높으니 경기가 참 나쁘긴 나쁘구나 새삼 느낀다”고 덧붙였다.

성북구 보문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의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 취득세 인하로 인한 효과는 사실 미미한 수준”이라며 “다주택에 대해서도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의 혜택을 추가로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2주택자 50%, 3주택자 60%) 폐지로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일반과세(6~38%)를 하게 되는데, 양도차익이 8800만원 이상일 때 38%의 일반과세를 하게 되므로 이 경우 사실상 세금이 고작 12% 감면되는 효과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옛날 1가구1주택자에게 집을 오래 보유할수록 세금을 줄여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보유한 다주택을 대상으로 부활시켜줘야 거래 숨통이 틔일 것이라는 게 지역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전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들어 전년보다 어느 정도 부동산경기가 개선될 수는 있겠지만 시장에서 기대하는 수준에 부합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주택매매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난해 한시적으로 적용됐던 미분양, 신축주택 계약시 5년간 양도세 면제 등의 혜택을 올해에도 주는 등 추가적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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