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데이터랩] 알카에다 떨게하는 공포의 드론
중동 · 아프리카 점조직화 확산속
윤리 논란에도 무인기 경쟁 가속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사막 지대. 미국 무인항공기(드론) ‘프레데터’ 조종사인 브랜든 브라이언트(28)는 1만 2000㎞ 떨어진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표적 3명을 정조준했다. ‘프레데터 조종실’은 창문이 없는 ‘철의 상자’. 2인 1조로 나뉘어 주 6일 하루 12시간씩 비행한다. 드론 조종사 브라이언트가 참가했던 작전으로 사살된 적군은 1626명에 달한다. 그의 비행 시간은 총 6126시간, 4시간에 1명의 적을 죽인 셈이다.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가 최근 점조직을 중심으로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세를 급격히 불리면서 ‘대테러전의 첨병’인 드론의 역할론이 재부상하고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 북아프리카 등 정정 불안 지역을 근거로 다시 활개를 치고 있는 알카에다를 제압할 수단으로 무인 공격기만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민간인 희생 문제로 윤리성 도마에 올랐던 ‘무인기의 역습’이 강화될 조짐이 일고 있다.

▶알카에다 점조직 부활=알카에다는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으로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의 본진이 와해됐다. 하지만 최근들어 전세계 65개국에서 점조직을 중심으로 오히려 세를 불리고 있다. 미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전세계 65개국에서 알카에다 핵심조직과 연계단체, 동맹단체는 300여개에 달한다.

이중 북아프리카 알제리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AQIM), 시리아 내전에 깊숙이 개입한 이라크ㆍ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예멘의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AQAP)는 가장 강력하고 활동적인 조직으로 꼽힌다.

알카에다의 부활은 미국 등 서방세력의 무인기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에 따르면, 미군이 보유한 무인기는 679기에 달한다. 유럽연합 42기, 인도 38기, 이스라엘도 26기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군비경쟁을 가속화하는 중국, 러시아, 이란의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무인기를 포함하면 지구촌 영공은 무인기의 각축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무인기는 ‘자국군 희생 최소화’라는 시대적 요구로 태어났다”며 “무인기 보유국 수는 이제 70개국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파키스탄과 예멘 등 이슬람 분쟁지역에서 사망자 수는 271명으로 집계됐다. 2012년 505~532명에서 급감한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와 관련 “지난해 5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여론에 밀려 민간인 피해가 우려되는 무인기 공격을 자제하겠다고 밝힌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무인기 공격에 따른 민간인 피해는 사망자 9~10명 가운데 1명꼴로 추산됐다.


▶윤리성 논란 여전=무인기 폭격은 민간인 희생이 커지면서 윤리성 논란도 확대됐다. 무인기 반대론자들은 “무기 개발이 아무리 진보한다고 해도 상처입는 것은 항상 인간”이라며 “무인기 조종사도 정신적 트라우마 등 내상을 입는다. 이것이 전쟁의 현실”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작년 6월 알카에다의 2인자 ‘알 리비’가 드론 폭격으로 사망했지만, 민간인 10명도 함께 목숨을 잃었다. 석달 뒤엔 예멘의 민간 차량을 오인 공격해 14명이 희생됐고 2009년에는 산간마을 주민 46명이 드론 공격에 몰상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