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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봇물 이룬 ‘2014 트렌드’책 예측을 보니...
[헤럴드경제=이윤미기자]“계획이란, 미래에 대한 현재의 결정이다.” 미래 예측의 중요성을 강조한 피터 드러커는 현재의 판단에 무게중심을 뒀다. 그렇다면 무엇을 근거로 미래 구상을 해야 할까.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의 구매 스타일과 SNS에 따라 종잡기 어려운 소비자의 태도, 얽혀 있는 세계 경제 등으로 앞날을 예측하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동향 파악에 필요한 정보와 방향을 제시해줄 트렌드가 봇물을 이루는 이유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2014년을 트렌드 책에서 미리 만나본다.

▶‘2014 한국을 사로잡을 12가지 트렌드’=코트라가 전 세계 82개국 120개 무역관에서 수집한 현미경 정보를 바탕으로 3년 안에 국내에서 핫 트렌드가 될 12가지 상품 트렌드를 제시했다. 큰 흐름은 셋. 첫째는 추억의 부활이다. 장난감 다마고치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가 스테디셀러로 다시 자리 잡은 것처럼 한때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던 제품이나 서비스가 진화해 등장한다. 둘째는 자기만족감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170억원짜리 휴대전화 케이스, 청년 창업의 도전 증가, 민간 치안 서비스 확대 등이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아이디어 상품,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하는 것도 한 흐름이다. 보지 않아도 손으로 느낄 수 있는 ‘점자 스마트폰’, 도산 위험 없이 창업해볼 수 있는 ‘미니 상점’, 로봇이 음식을 만들고 서빙도 해주는 ‘로봇식당’, 심부름꾼 전성시대를 연 ‘기그워크’ 등을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엿볼 수 있다. 국가 미래를 위한 프로젝트들도 눈여겨볼 만한 게 많다. 취업비자 없이 고급 인력을 유치할 수 있도록 미국이 2014년 가을 실리콘밸리 인근 공해에 띄울 1000여개 벤처기업이 입주하는 크루즈선, 30여개 중소기업이 단 열흘 만에 개발한 일본산 봅슬레이와 지역 장인을 모아 인공위성 ‘마이도 1호’를 쏘아 올린 동오사카시의 우주개발협동조합 등 공공 프로젝트들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알키 펴냄)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버락 오바마의 경제교사 오스턴 굴즈비, 하버드대 경제학자 대니얼 앨트먼, 전 세계 미래학자들의 좌장 격인 제롬 글렌까지 세계적 석학들이 진단한 5년 앞 미래보고서다. 석학들은 글로벌 미래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핵심 동인으로 ▷글로벌 헤게모니 ▷기축통화 ▷인구 구조와 소비 시장 ▷중국 등 신흥국 ▷에너지 및 자원 ▷신기술을 꼽았다. 책은 여기에 돈과 경제의 흐름을 가장 먼저 파악하는 글로벌 펀드매니저 100인의 분석을 더해 미래를 전망하는 총 5개의 프리즘을 제시한다. 이 미래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국ㆍ일본ㆍ영국ㆍ프랑스ㆍ독일ㆍ이탈리아ㆍ캐나다ㆍ러시아와 러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프런티어 13개 국가가 글로벌 시장의 주도적 소비자층으로 부상한다. 또 가치사슬의 혁명이 일어나 ‘갑을’ 생태계가 ‘을갑’ 생태계로 뒤바뀐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무장한 벤처기업이나 이업종 히든챔피언을 융합한 기업이 업계 지배자로 등극한다는 예측이다. 또 정글 자본주의는 한계에 다다르고 시장 기능을 받아들이는 사회적 기업, 사회적 투자가 각광받는다. 유로존 해체위기도 예견된다. 이들은 유럽발 금융위기로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나 주가가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 과정에서 중국ㆍ일본ㆍ인도ㆍ아세안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중재자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비즈니스북스 펴냄)

▶‘트렌드 코리아 2014’=스웨그를 아시나요? 힙합 뮤지션들이 즐겨 쓰는 이 단어는 진지함이나 심각함, 무게감과는 담을 쌓은, 한마디로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말한다. 국내 트렌드 연구의 선구자 격인 김난도 교수는 2014년은 스웨그 신드롬을 예상했다. 경박한 말과 행동이 넘쳐나고 말장난과 희화화가 만연하며 디스전과 섹스코미디가 인기를 얻는 현상은 SNS를 통한 자유분방한 소통 시대에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니치에서 한발 더 나아간 초니치도 시장을 형성한다. 잘 만든 킬러 아이템 하나로 전체 소비자에게 소구하던 시대는 갔다. 이제 소수의 고객을 존중하며 그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구매하지 않는 소비자의 니즈를 초정밀하게 읽어내 틈새를 찾아내는 경쟁도 더 치열해진다. 소년 같은 감성을 지닌 ‘어른아이 40대’는 시장의 새로운 손님이다. 사회적으로 강제됐던 남성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미용ㆍ여가ㆍ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소비의 주역으로 자리 잡은 이들에게서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산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이종 혹은 동종 업체 간의 패치워크, 생활의 편의를 높이는 현대 기술과 보이지 않는 감시의 눈, 스몰브러더스의 역습에 현대인의 욕망이 어떻게 표출될지 관심거리다. (미래의창 펴냄)

▶‘라이프 트렌드 2014 그녀의 작은 사치’=우리의 일상을 예리한 감각으로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한국인의 생활과 문화, 생각의 코드를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2013년이 ‘놀아본 오빠들의 시대’였다면, 2014년은 2030 여성들이 몰려온다. 망치로 깨먹는 독일 과자 슈니발렌과 1개에 몇 천원씩 하는 프랑스 최고급 마카롱 매장의 인기 폭발, 네일케어를 받고 뷰티제품을 소비하는 사람들, 이런 작은 사치는 불황에도 굳세다. 과거 명품 가방이나 외제차로 과시하던 소비 패턴이 내 만족의 가치 소비로 바뀌고 있다. 불황이 깊고 길어질수록 작은 사치는 오히려 늘어난다. 팍팍한 현실을 위로받고자 하는 심리다. 이는 2014년 가장 강력한 라이프 트렌드다.

또 하나 두드러질 흐름은 남성의 가벼움이다. 그동안 강하고 책임감 있고 능력 있는 남성만을 요구해왔는데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그런 것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남자들이 이제 스스로 짐을 내려놓는 것이다. 강한 남자에서 찌질남, 초식남, 삼촌팬 등 남자들의 커밍아웃이 늘어난다. 이는 주거 변화의 모습으로 확산된다. 아파트에서 단독주택, 돈이 있어도 집을 사지 않고 빌려서 잠깐씩 살다가 옮기는 ‘하우스 노마드’가 늘어난다. 도서관이나 미술관 근처에도 살았다가 바닷가에도, 궁 주위, 빌딩숲 한가운데로 옮겨다닌다. 집을 소유나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 거점으로 여기는 것이다. 점점 외로워지는 사람들을 겨냥한 ‘잘 들어주는 서비스’도 앞으로 커질 시장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잘 들어주기 클럽’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탈리아의 ‘서스펜디드 커피’나 우리나라의 ‘미리내 가게’처럼 손님이 커피나 음식값을 미리 내면 다른 사람이 무료로 먹을 수 있는 윤리적 소비와 마케팅도 늘어날 전망이다. (부키 펴냄)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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