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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지기 기획전 ‘포(袍) 선비정신을 입다’
‘선비’하면 고루하고 꽉 막힌 사람, 공자 맹자를 들먹이며 아랫사람을 훈계할 것 같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조선시대 선비는 문(文)·사(史)·철(哲)을 기본으로 시(詩)·서(書)·화(畵)에 조예가 깊은, 즉 이성과 감성이 잘 조화된 인격체였다. 지금 한국사회가 원하는 인재상과 다르지 않다.

여유와 풍류를 즐길 줄 알았던 조선시대 선비들의 멋과 품격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우리 전통문화를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해 대중에게 소개해온 재단법인 아름지기(이사장 신연균)는 이달 20일까지 통의동 사옥에서 ‘포(袍), 선비 정신을 입다’전을 개최한다. 조선시대 남성 복식 중 가장 대중적인 포를 중심으로 선비의 차림새와 그에 깃든 선비 정신을 들여다 보는 전시다.


포는 길이가 발목까지오는 남성용 겉옷으로, 옷차림의 마무리로 착용하는 복식을 일컫는다. 이번 전시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포를 재현한 전통 남성복과 선비정신과 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현대 남성복 두가지로 진행된다.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1층엔 현대 남성복이 2층엔 전통 남성복이 자리하고 있다. 포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2층부터 관람하는 것이 좋다. 


전통 남성복 섹션엔 가장 대중적인 도포와 두루마기를 비롯 대학자의 반열에 든 선비들이 입은 ‘심의(深衣)’, 양 옆이나 뒤에 트임을 넣은 ‘창의(氅衣)’, 반소매 옷인 ‘답호(褡護)’ 가죽옷 ‘구의(裘衣)’등 생소한 포도 선보인다. 한복 장인인 안인실, 유선희, 이홍순, 김정아, 장정윤이 국립민속박물관 등의 소장유물을 참고로 재현해 냈다. 색감이나 소재도 범상치 않다. 유물과 문헌자료를 기초로 제작되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옥색의 영조도포는 색상도 아름답지만 잠자리 날개처럼 얇은 소재로 제작 돼 더욱 화려하다. 만드는 방법과 소재 등은 철저히 옛 것을 고증하며 그대로 따랐지만 사이즈는 현재 성인에 맞춰 제작했다. 박물관에 걸린 옷과 달리 어색해 보이지 않고 멋져 보이는 이유다.

현대 남성복은 패션 디자이너 정욱준, 김서룡, 진태옥이 참여했다. 정욱준은 가장 현대적인 패브릭으로 꼽히는 데님과 가죽을 활용해 두루마기를 모티프로 한 코트를, 김서룡은 실크소재를 이용한 재킷과 기와에서 영감을 받은 베스트 등을 제안하며 진태옥은 간결한 선과 면을 강조한 노방 코트로 포 자락이 만들어 내는 풍류를 재해석했다. 관람료는 무료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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