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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은 빼빼 · 배만 볼록… ‘올챙이배’가 더 위험하다
복부비만, 당뇨병 발병률 2배
허리 늘때마다 뇌졸중 위험 증가
노년기 기억력 저하·치매 신호탄

허리 남90㎝·여85㎝ 넘으면 비만
최근 허리둘레 급격히 늘어났다면
규칙적 식습관·매일 30분 운동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40대 이후가 되면 몸의 근육량은 줄어들고 체지방량은 증가하게 된다. 고칼로리 음식의 섭취가 늘고 바쁜 일상생활에 운동량은 적다 보니 비만인구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중년에 나타나는 체중비만의 경우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해 관절염이나 척추관 협착증이 생기기 쉽다. 팔다리는 가늘어지는 반면, 배만 올챙이처럼 ‘톡’ 튀어나오는 ‘복부비만’ 역시 척추에 무리를 주고 골다공증에도 쉽게 걸린다. 근육은 적으면서 지방이 많은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근육으로 지탱하는 허리나 관절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특히 ‘복부비만’의 경우는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더 쉽게 노출될 수있다.

▶성인병 유발 원인, 복부비만…당뇨병 발병 위험 2배 높아=비만은 뇌졸중,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질환의 선행질환인 고혈압,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을 일으키는 위험한 질병이다. 가장 위험한 비만의 유형은 복강 내 내장에 지방이 축적되는 ‘복부비만’이다. 일반적으로 지방이 가장 많이 축적되는 부위는 복부와 엉덩이인데 같은 체중이라도 지방이 엉덩이에 많이 모여 있는 사람보다 복부에 집중적으로 쌓인 경우, 각종 성인병에 걸리기 더 쉽다.

복부비만은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등을 일으키는 대사증후군 발병의 주요 원인이다. 때문에 복부비만일수록 당뇨병 발병 위험도 더 높아지게 된다.

대한비만학회가 건강보험공단 2008~2012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몸무게는 정상이라도 배가 나와 ‘복부비만’에 해당한다면 당뇨병 등 성인병에 걸릴 위험이 2배 이상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경우 당뇨, 고혈압, 고중성지방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 발병 위험이 각각 정상인의 2.1배, 1.4배, 1.7배, 1.2배까지 치솟았다. 비만 관리에 있어 체중도 중요하지만, 복부비만의 위험성을 간과한다면 질병의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되는 셈이다. 

팔다리는 가는 반면 복부만 톡 튀어나오는, 이른바‘ 올챙이배’라고 불리는 복부비만은 뇌졸증, 치매 등 만성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에 평소 균형잡힌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

▶허리둘레 1인치 늘 때마다 뇌졸중 위험도 증가해=복부비만은 뇌졸중 위험도 2배 이상 높인다. 특히 정상체중이면서 복부만 비만인 경우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허리둘레가 1인치 늘어날 때마다 뇌졸중 위험도 크게 증가하게 된다. 다리나 엉덩이 등의 비만 세포는 숫자가 많아지더라도 질병에 대한 위험을 높이지는 않지만, 복부비만만큼은 숫자뿐 아니라 세포 자체가 비대해지면서 각종 질환의 위험인자를 높이는 호르몬과 같은 단백질을 많이 배출한다.

따라서 정상체중보다 몸무게가 늘거나 체지방량이 많아졌을 때에는 반드시 식생활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밤늦게 음식이나 음주를 과도하게 하는 것을 줄이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비만을 치료하고 뇌졸중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운동은 하루에 30분씩 일주일에 5회 이상은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로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복부비만 심할 경우 기억력 저하, 치매 위험성 높여=복부비만이 장기적으로 기억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러시 대학 메디컬센터와 국립보건원(NIH) 연구팀은 중년에 복부비만이 심한 사람은 노년에 기억력 저하와 알츠하이머 치매가 나타날 위험이 3.6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복부비만이 있으면 뇌의 기억중추인 해마에서 지방대사에 관여하는 PPAR-알파 단백질이 줄어들면서 기억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복부에 지방이 많으면 먼저 간의 PPAR-알파 단백질 수치가 떨어지고 뒤이어 뇌를 포함, 몸 전체 조직에서도 이 단백질이 감소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따라서 복부비만은 노년기에 나타날 치매를 예고하는 표지가 될 수 있다”고 연구 성과를 설명했다.

▶급증하는 ‘비알코올 지방간’…복부지방이 문제=복부비만은 최근 급증하는 ‘비알코올 지방간’과도 관련이 깊다. B형ㆍC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간질환은 예방접종과 치료제 개발로 환자 수가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비만과 관련한 질환이 늘면서 생기는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자는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술을 많이 마셔 간이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를 제대로 활성화하지 못해 생기는 ‘알코올 지방간’과 달리 ‘비알코올 지방간’은 너무 많은 지방이 한꺼번에 체내에 들어와 간이 과부하 상태가 되면서 지방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생긴다. 비알코올 지방간이 생기면 고혈압ㆍ당뇨병ㆍ심혈관질환 같은 만성질환을 갖기 쉽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단순히 뚱뚱한 사람만 노출되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 비알코올 지방간의 특징은 정상체중에서도 지방간이 많은데 이는 탄수화물을 많이 먹어 생기는 복부비만이 주요 원인이다.

▶체중만큼 중요한 것이 허리둘레…허리둘레 측정은 복부비만 관리의 첫걸음=복부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허리둘레를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것으로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둘레 비만 기준은 남성 90cm, 여성 85cm 이상일 경우 비만으로 진단된다. 복부비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허리둘레 측정은 주로 WHO에서 제시한 허리둘레 측정법을 이용한다. 먼저 양 발을 벌리고 숨을 내쉰 상태에서 갈비뼈 가장 아래와 골반의 가장 높은 위치 중간 부위를 줄자로 측정하면 된다.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환 교수는 “복부비만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다양한 대사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곳에 있는 지방’”이라며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기간 체중감량이 아닌, 허리둘레를 주기적으로 측정하면서 허리둘레가 급격히 늘어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균형잡힌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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