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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컬밴드 수준높은 무대 ‘경이’…여행 · 공연 결합 지역축제 모델
제주 록페스티벌 ‘제트 페스트’성료
“그동안 우리가 서울로 올라가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겠지? 힘들게 왔으니 신나게 놀아보자!”

지난 18∼20일 제주도 전역에서 여행과 공연을 결합한 문화 행사 ‘제트 페스트(JET Fest)’가 열렸다. 행사 기간 중인 18∼19일 제주시 청소년야영장 특설무대에서 제주도 역사상 첫 대형 록페스티벌 무대가 펼쳐졌다. 첫 날 첫 무대에 오른 제주도 출신 스카밴드 사우스카니발은 ‘몬딱도르라’ ‘노꼬메 오름’ 등 지역색을 잘 살린 흥겨운 음악으로 페스티벌의 시작을 알렸다. 뒤이어 이틀간 장필순ㆍYBㆍ언니네 이발관ㆍ뜨거운 감자ㆍ로맨틱 펀치ㆍ해리빅버튼 등 기존 대형 록페스티벌에 뒤지지 않는 알찬 라인업의 무대가 이어졌다. 이틀 간 약 7000여 관객들이 몰려들어 페스티벌은 성황을 이뤘다.

‘제트 페스트’는 ‘제주 익스피리언스 투어 앤드 페스티벌(Jeju Experience Tour & Festival)’의 약자로 제주도 출신인 박은석 대중음악평론가, 부세현 독립제작자, 고건혁 붕가붕가레이블 대표 등으로 구성된 기획집단 제주바람이 주최하는 행사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겟 인 제주(GET in JejuㆍGreat Escape Tour in Jeju)’라는 문화 투어를 1년 동안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페스티벌을 기획했다.

박 평론가는 “‘제트 페스트’는 단순히 여러 밴드들의 공연을 한자리에서 관람하는 수준의 수동적 페스티벌이 아니다”라며 “제주의 문화와 여가를 복합적으로 경험하는 능동적 축제로서의 페스티벌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제주도 출신 스카밴드 사우스카니발이 지난 18일 오후 6시‘ 제트 페스트(JET Fest)’ 첫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치고 있다.

행사는 아침부터 일몰 직전까지 제주 곳곳을 여행하면서 지역 문화를 체험하는 ‘제트 익스피리언스’(JET Experience), 저녁 동안 음악 공연을 즐기는 ‘제트 스테이지(JET Stage)’, 참여 뮤지션들과 관객이 어우러지는 심야 이벤트 ‘제트 미드나이트(JET Midnight)’ 등 세 가지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지역색을 강조한 행사답게 로컬 밴드들의 무대도 돋보였다. 19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펼쳐진 ‘제트 플러스(JET Plus)’ 무대엔 러피월드, 남기다밴드, 액체인간, 박명규밴드, 묘한 등이 무대에 올라 수준급의 무대를 선보였다. 서울에서 이번 공연을 찾았다는 김성우(24) 씨는 “로컬 밴드들이 무대에서 선보인 곡이 자작곡이라는 사실에 많이 놀랐다”며 “이들의 앨범이 발매된다면 꼭 찾아서 들어보고 싶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기자와 함께 공연을 감상했던 사우스카니발의 퍼커션 연주자 고경현은 “제주의 로컬 음악 신엔 수도권에 뒤지지 않는 실력파 뮤지션들이 많지만 홍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언론이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준다면 한국의 대중음악이 전반적으로 풍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제트 페스트’는 수도권을 벗어나 치러진 최초의 유료 대형 록페스티벌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그동안 대형 록페스티벌은 서울과 수도권의 전유물이었다. 한때 부산ㆍ인천ㆍ청주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줬던 로컬 음악 신 역시 ‘홍대’라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 사실상 고사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십 수 년 째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 지역색을 갖춘 대형 록페스티벌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지만 무료 행사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박 평론가는 “록페스티벌에 막대한 자본이 투입돼도 관객의 만족도를 보장하긴 어렵다”며 “이번 행사가 제주에 지속 가능한 공연 문화의 토양을 다지고 록페스티벌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제주=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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