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가을밤…별이 쏟아지는 공연장
조영남 데뷔 45주년 가곡 무대 패티김은 현역 마지막 콘서트
송창식·이장희·최백호·한영애 내달 ‘사인사색’ 특별 공연도
올 가을 음원차트는 아이돌부터 중견가수까지 뒤엉켜 매 시간 뒤바뀌는 순위로 뜨겁지만, 고요한 가을밤의 공연장은 한 시대를 수놓은 노장들의 무대로 빛날 예정이다. 올 가을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노장들의 공연이 마련돼 팬들의 추억에 또 다른 추억이 더해질 전망이다.
가수 조영남이 데뷔 45주년을 맞아 오는 20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가곡 콘서트를 벌인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콘서트에서 조영남은 ‘화개장터’ ‘불 꺼진 창’ 등 히트곡 대신 ‘향수’ ‘선구자’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 등으로 레퍼토리를 채워 색다른 무대를 선보인다. 조영남은 “지난 2008년 대중가수 최초로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5년 만에 다시 같은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기존의 히트곡을 본 무대에서 부르진 않지만 앙코르 무대에선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올해로 데뷔 55주년을 맞은 가수 패티김이 오는 26일 오후 4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생애 마지막 콘서트를 벌인다. 지난해 2월 은퇴를 선언한 패티김은 전국 각 지역(전국 24개 지역ㆍ50회 공연)의 팬들을 찾아다니며 은퇴 기념 투어를 벌여왔다. 패티김이 공식적으로 가수로서의 무대 인생을 마감하는 이번 공연엔 국내 정상급 후배가수들이 대거 참여해 특별한 이벤트를 꾸민다. 패티김은 “55년 동안 팬들이 보내준 넘치는 사랑에 보답하고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준비하고 있다”며 “은퇴 기념 전국 투어 내내 팬들이 보내준 사랑과 성원에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달 20ㆍ21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선 ‘사인사색’이란 주제로 송창식ㆍ이장희ㆍ최백호ㆍ한영애가 한 무대에 오른다. ‘고래사냥’ ‘우리는’ ‘왜 불러’의 송창식과 ‘한잔의 추억’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그건 너’의 이장희는 70년대 포크 음악의 산실이자 음악 감상실인 ‘세시봉’이 배출한 스타다. 또한 이장희는 현재 울릉도 자택 앞 여행과 연계한 미니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낭만에 대하여’ ‘영일만 친구’의 최백호는 지난 해 재즈ㆍ라틴ㆍ누에보 탱고ㆍ집시스윙 등 다채로운 장르의 곡을 담은 앨범 ‘다시 길 위에서’를 발표해 놀라운 음악적 변신을 보여줘 주목을 받았다. ‘누구 없소’ ‘코뿔소’ ‘여울목’ 등의 히트곡으로 유명한 한영애는 지난해 MBC ‘일밤-나는 가수다’에 출연한데 이어 각종 록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며 젊은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김창완밴드가 오는 12월 30일 오후 8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뭉클-마음과 마음이 부딪히는 소리’란 부제로 단독 콘서트를 펼친다. 김창완은 70~80년대를 풍미한 전설의 록밴드 산울림의 리더 출신으로 13집 이후 11년 만에 김창완밴드를 결성해 밴드 사운드로 돌아와 활동 중이다. 서울에서 4년 만에 단독 공연을 펼치는 김창완밴드는 밴드와 산울림의 주요 곡들을 새롭게 해석해 선보인다. ‘창문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ㆍ‘어머니와 고등어’ㆍ‘회상’ 등 감성적인 곡들은 어쿠스틱 버전으로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아니 벌써’ㆍ‘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ㆍ‘가지마오’ㆍ‘개구쟁이’ㆍ‘나 어떡해’ 등 록은 펑크와 일렉트로닉으로 꾸며질 계획이다.
19집 ‘헬로(Hello)’로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던 ‘가왕’ 조용필은 전국 투어 앙코르 공연을 확정했다. 조용필은 인천(11월 30일~12월 1일ㆍ인천삼산월드체육관), 부산(12월 7~8일ㆍ벡스코), 서울(12월 13~15일ㆍ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앙코르 공연을 벌인다.
정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