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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기전투기 원점 재검토…‘스텔스 만능주의’ 우려 고조
완벽한 레이더 회피 아닌데도 지나친 맹신
레이더기술 급속발전 무용지물될 가능성도




스텔스 기능은 만능인가. 차기전투기(F-X) 사업의 9부 능선까지 올라섰던 미국 보잉사의 F-15SE가 넘지 못한 마지막 고비는 스텔스 기능이었다.

F-15SE는 24일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 단독후보로 상정됐지만 심의 결과 부결됐다.

국방부는 방추위 결과에 대해 최근 안보상황과 함께 세계 항공기술발전 추세 및 북핵에 대응한 ‘킬 체인’과 국지도발 시 응징 보복 수단을 언급해 사실상 F-15SE의 미흡한 스텔스 기능이 결정적 배경이 됐다고 밝혔다.

공군전력의 공백 우려와 국제 방산시장에서의 신인도 하락이라는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스텔스 기능을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스텔스 전투기를 보유하게 된다면 북한 핵무기 사용 징후 시 핵시설을 선제 타격하거나 천안함이나 연평도 포격과 같은 도발을 억제하는 데 상당 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역대 공군 참모총장들이 F-X사업 최종 선정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낸 건의문에서 “스텔스 전투기는 은밀한 침투가 가능해 적에게는 심리적인 압박과 공포를 안겨줄 수 있어 가공할 억제력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스텔스 만능 신화가 지나칠 정도로 팽배해 있다는 점이다. 스텔스의 핵심기술이라 할 수 있는 RCS의 경우만 하더라도 레이더 탐지를 지연시키는 것이지, 탐지 자체를 100% 막는 것은 아니다. 스텔스는 형상 설계와 동체 재질, 레이더파 흡수를 위한 특수 도료, 레이더파 난반사 코팅 등을 통해 레이더 반사 면적(RCS)을 줄여 적 레이더망에 의한 탐지 가능성을 줄이는 기술이다.

한 군 전문가는 “스텔스 기능은 할리우드 영화에서처럼 전투기가 결코 보이지 않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며 “1999년 미국의 F-117 스텔스 폭격기는 세르비아에서 격추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스텔스 기능이 지금은 첨단 기술에 속하지만 레이더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조만간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스텔스 기능이 절대조건이 돼버리면서 향후 협상과정에서는 이번 경쟁에 뛰어들었던 기종 가운데 유일한 스텔스 기종인 록히드마틴의 F-35A와의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선 사업 재추진 시 F-35A와 F-15SE를 혼합 구매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다른 군 전문가는 “우리의 안보환경이나 경제 규모를 고려했을 때 차기전투기 60대 전부를 스텔스 전투기로 할 필요가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F-15SE의 경우 F-35A에 비해 가격은 물론 전투반경과 최대 속도 측면에서 우수한데 두 기종을 혼합 운용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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