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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 시대, 美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생존비결은?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인터넷 시대, 닷컴 사업장이 기존 오프라인 시장을 무서운 속도로 게걸스럽게 집어삼키고 있다.

미국의 경우 최대 서점 체인인 반스앤노블이 아마존 등 온라인 서점에 밀려 위기를 맞고 있다. 기존 여행사는 온라인 여행사이트인 엑스피디아나 오비츠에 자리를 내줬다. 각종 소매업체는 온라인 공룡 쇼핑몰 아마존의 등장으로 퇴조하고 있다.

한국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거대 포털사이트나 대형 온라인 쇼핑몰이 대세다. 포털사이트의 시장 잠식에 부동산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한국 부동산 중개업자들 역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유독 미국 부동산 중개인들의 아성만은 무너지지 않고 있다.

23일 전미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주택 매입자 중 89%가 중개업자를 통해 집을 샀다. 이는 2001년의 69%보다 늘어난 수치다. 매각자도 마찬가지다. 집을 팔 때 중개업자를 통하지 않은 경우는 2012년 9%로, 1987년의 20%보다 더 떨어졌다. 갈수록 주택 매매 과정에서 중개인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부동산 중개인들의 연봉은 아직 2000년대 중반 부동산 호황기의 5만5000달러 선은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3년 평균 4만2000달러 선에서 올해는 5만117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미 중개인들 수는 2003년 136만 명에서 2006년 150만 명으로 늘었다가 2009년 다시 140만 명으로 감소한 뒤 현재 145만 명 선으로 오름세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인 리맥스(Re/Max)가 부동산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기업공개(IPO)를 결정하는 등 다른 산업 분야와 달리 부동산 중개업체는 건재하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인터넷 시대, 미국 부동산 중개업자의 생존 비결로는 가장 먼저 전문성이 꼽힌다.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폭락하고 대출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전문가를 통하지 않고서는 주택 매매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것.

둘째는 인터넷을 통한 생산성의 향상을 들 수 있다. 인터넷으로 매물 검색이 쉬워져 전보다 훨씬 노력을 덜 들이고도 똑같은 결과를 낼 수 있게 됐다. 한 마디로 일하기 편해진 것이다.

셋째는 중간 수수료 절감 효과다. 그동안 미국에서 부동산 중개인들은 매물 마케팅을 위해 중간 브로커를 통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터넷으로 소비자와의 직접 마케팅이 가능해지면서 이런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부동산 매매자들의 리스크 기피 증가현상도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생명력을 유지시켜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인생에서 부동산 매매같은 중대사를 치르면서 수수료 몇 푼을 아끼기 위해 중개업자를 안쓰는게 오히려 위험하다는 의식이 팽배해졌다는 분석이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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