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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노믹스의 그늘 日국민과자를 죽이다
이즈미 세이카社 ‘포테이토 스낵’
수입 원자재값 부담에 절판 선언

장례식 치루는등 전국 애도물결
“내 삶은 끝났다” 네티즌 한탄
일부선 사재기…가격 4배 급등도



아베노믹스발 엔저로 수입 물가가 급등하면서 일본 제과업체들이 역풍을 맞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견디다 못한 일본의 한 제과업체가 25년 동안 판매해 온 과자 생산을 절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소비자가 트위터에 과자를 자신의 삶과 동일시하며 “내가 죽을 만큼 사랑하는 포테이토 스낵의 판매가 끝난다니. 끝났어. 내 삶은 끝났어…”라며 한탄하는 글을 남겼다.

상대적인 원자재 가격의 상승, 아베노믹스(일본의 경기부양정책)의 이면엔 제조업체들의 내수시장 경쟁력 약화가 있었다.

일본 정부의 무차별 엔화 살포에 따른 강력한 엔저 기조는 도요타자동차 등 수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반면 내수시장을 타깃으로 한 제조업체들은 수입 원자재의 가격 상승 등 ‘엔저의 역풍’으로 가격 경쟁력을 잃고 사업을 접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88년부터 ‘포테이토 스낵’을 만들어 온 이즈미 세이카는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에 지난달 말 제과사업부 폐지를 결정했다. 

소비자들이 ‘포테이토 스낵’의 절판 소식에 슬퍼하며 진열대 앞에 “고마워 포테이토 스낵, 그리고 안녕…”이란 메시지를 남겼다.

과자뿐 아니라 라면도 함께 제조하고 있는 이 업체는 최근 밀가루와 기름값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회사 측은 “더 나아질 것 같지 않아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25년을 이어온 이 과자에 대한 일본인들의 사랑은 각별했다.

회사의 사업부 폐지와 과자의 판매 중단을 아쉬워한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10만개가 넘는 트위터 메시지를 보내고 유튜브에 포테이토 스낵을 찬양하는 동영상을 올리며 한없는 슬픔을 표현했다.

오키나와에서는 과자 캐릭터의 흑백사진을 제단 위에 올리고 장례식을 치르며 다시는 볼 수 없는 과자의 마지막 길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마지막 구매 경쟁도 치열해 봉지 20개를 묶은 박스세트를 구매하기 위해 장바구니를 들고 마트로 뛰어가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야후 옥션에서는 한때 56개의 경매가 진행됐으며 20개들이 박스세트는 판매가보다 4배가 높은 26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도쿄의 한 술집에서는 포테이토 스낵 축제를 열기도 하는 등 다양한 행사도 이어졌다.

엔저의 역풍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있다. 엔저로 일본 제조업체들 사이에선 공장 해외 이전 바람도 불고 있다.

혼다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우치다사는 금속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비용이 증가했다.

회사 설립자인 다쿠미 다나카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베노믹스로 별로 이득을 얻지 못하고 있어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지에 공장 이전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제조업이 일본에 머물 만한 신뢰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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