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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와 함께한 반세기…대한민국 영화 산증인
대한민국예술원 신임회원‘ 영예’…원로배우 남궁원 그는 누구인가
연극·영화·무용분과 신임회원에
영화배우론 황정순씨이어 두번째

50년간 명배우·영화단체서 활동
시대를 관통한 한국영화의 얼굴



한국영화의 살아 있는 역사인 원로 영화배우 남궁원(79ㆍ본명 홍경일) 씨가 대한민국예술원 신임 회원으로 선출됐다. 남궁원 씨는 지난 4일 열린 대한민국예술원 정기총회에서 연극배우 오현경 씨와 함께 연극ㆍ영화ㆍ무용분과의 신임 회원 자격을 얻게 됐다.

이로써 연극ㆍ영화ㆍ무용분과는 김수용, 김기덕, 임권택, 변장호(이상 영화감독), 신봉승, 김지헌(이상 시나리오작가), 황정순(배우) 씨 등 기존 회원 6명에서 남궁원, 오현경 씨를 포함한 8명으로 늘게 됐다. 영화배우로는 남궁원 씨가 황정순 씨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됐다.

대한민국예술원은 예술의 향상 발전을 도모하고 예술가를 우대하기 위해 1954년 개원한 기관으로, 대한민국 예술 발전에 공헌한 경력 30년 이상인 이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정원은 100명이며, 4일 선출된 신임 회원까지 포함한 현재 회원 수는 91명이다.

현재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남궁원 씨는 50년여 동안 촬영 현장과 영화인 단체를 두루 거치며 한국영화사를 대표하는 배우로 꼽혀왔다. 1958년 노필 감독의 ‘그 밤이 다시 오면’으로 데뷔해 ‘자매의 화원’과 ‘이 생명 다하도록’ ‘이조여인잔혹사’ ‘전쟁과 인간’ 등 신상옥 감독의 작품을 비롯해 김수용, 김기영, 정진우, 정창화, 이만희, 변장호, 이두용 등 60~90년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감독과 작업을 해왔다. ‘남과 북’ ‘대폭군’ ‘빨간 마후라’ ‘독짓는 늙은이’ ‘화녀’ ‘피막’ ‘순간은 영원히’ ‘연산군’ 등 사극, 액션, 문예, 멜로, 코미디,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 300여편에 출연했다. 

영화배우로선 황정순 씨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된 남궁원 씨.

선배와 동료, 후배 등 수많은 배우들이 시대에 따라 부침과 공백을 거듭하는 동안 남궁원 씨는 1950년대 말부터 1990년대까지 ‘현장’과 ‘중심’을 지키며 한국영화사의 한 궤적을 이뤄왔다. 데뷔 초기엔 당시로선 흔치 않은 1m80의 장신과 조각 같은 서구적 마스크로 사극에서 액션, 멜로, 전쟁 영화까지 두루 거치며 톱스타배우로 60~70년대 전성기를 보냈다.

남성 슈트가 잘 어울리는 첩보물의 액션 히어로부터 강직하고 정의감에 넘치는 신사나 쾌남 역할은 당연히 그의 몫이었고, 신상옥 감독의 ‘내시’를 비롯한 사극에선 절대권력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신상옥 감독의 영화사 신필름에 소속돼 있던 1960년대엔 한국ㆍ홍콩 합작영화에 출연하고 1981년엔 한국전쟁을 다룬 할리우드 영화에도 참여했을 만큼 국제적 감각을 갖춘 배우이기도 했다. 1970년대 이후엔 불길한 욕망을 감춘 나약한 중산층의 남자나 비틀린 광기에 사로잡힌 인물, 비열한 악역으로 연기의 폭을 넓혔다. 현재의 장동건, 원빈으로 이어지는 한국영화 미남 스타의 계보 맨 앞자리에 서 있는 스타이자, 시대와 장르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한국영화의 한 ‘얼굴’이기도 했다.

대종상영화제와 아시아영화제를 비롯해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부일영화상 등에서 수차례 남우주ㆍ조연상을 수상했으며 영화인 유공자상과 에르메스 공로상 등도 받았다. 또 한국영화인협회 부이사장, 한국영화배우복지회 회장,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 대종상영화제 심사위원장 등을 거쳐 현재는 한국영화인총연합회를 이끌고 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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