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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기 주범 월스트리트, 부동산 사재기 논란.. 부동산 경기 비정상적 부양 우려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2008년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비판받은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금융자본이 최근 부동산을 대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4일(현지시간) 월가의 상당수 금융회사가 무차별적인 부동산 매집을 통해 부동산 경기를 비정상적으로 부양시키고 있다며 우려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 그룹은 최근 미국 9개주에서 주택 2만5000여채를 사들였다.

로스앤젤레스에 기반을 둔 투자은행 콜로니캐피털도 매달 2억5000만여달러(2800억원가량) 규모의 부동산을 집중 매입해 현재까지 1만여채를 사들였다.

이들 회사가 집중적으로 투자한 곳은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 등 금융위기 뒤 집값이 바닥을 쳤던 지역이다.

이들 회사의 투기성 투자는 해당 지역의 집값을 올릴 뿐 아니라 미국 전체의 부동산 경기를 실제와 무관하게 활황으로 이끌고 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들의 투자가 수년간 침체됐던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런 월가 금융회사의 부동산 매집 움직임이 낳을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 전역에서 지난 4월 매매된 부실주택 가운데 68%가 기관투자자 손에 넘어간 반면에 실수요자인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게 넘어간 비율은 19%에 불과했다.

과거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사들인 주체는 대부분 지역 자본이었다. 그러나 월가의 금융회사들은 전국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부재지주’ 성격이 강해 지역 사회의 균형 발전으로 이어질 거라고 보기 어렵다. 지역 사회에는 이같은 투기 자본이 이익만 실현하고 떠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집값이 15%나 오른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부동산 중개 거래인인 조 쿠수마노는 “부동산 값이 이렇게 빨리 오르는 것도 무섭다”며 이들이 금융위기 때처럼 사들인 부실주택을 보수도 하지 않은 채 차익만 실현하고 떠나지 않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최근 보고서에서 주택 경기가 급격히 반등한 지역에서 집값이 해당 지역의 경제성장률을 웃돌고 있다면서 기관투자자들이 집중적인 매도에 나설 경우 급격히 거품이 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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