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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약한 우리 아기의 뇌 ‘흔들림 없어야’ 쑥쑥 자라요

2세 이하 목 근육·뇌혈관 발달 미숙
달랜다고 심하게 흔들면 뇌출혈 등 불러
비포장도로 장시간 여행도 악영향

잦은 보챔·구토에 고개 못가누면
전문의 찾아 뇌손상 검진 꼭 받아야



최근 어린이집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경남 창원의 한 어린이집에 맡겨진 생후 6개월 된 남아가 갑작스러운 뇌사상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기는 특별한 외상이 없었지만, 뇌출혈 증상과 양쪽 망막에 출혈 및 왼쪽 두개골 골절 증상을 보여 일명 ‘셰이큰베이비증후군(흔들린아이증후군)’으로 진단받았다.

‘셰이큰베이비증후군’이란 2세 이하의 아기가 울거나 보챌 때 달랜다고 심하게 흔들거나 이로인해 머리에 충격을 받을 경우 생기는 증상을 말한다. 2세 이하의 아기는 머리를 지탱하는 목의 근육과 뇌 사이의 혈관이 아직 덜 발달되어 손상받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아기를 앞뒤로 흔드는 것은 뇌출혈과 망막출혈, 그 외 경추(목뼈), 장골(팔다리뼈)이나 늑골(갈비뼈)의 골절 등 복합적인 손상이 동반될 수 있어 절대 금물이다. 셰이큰베이비증후군으로 진단되면 약 30%가 사망하고, 생존자의 약 60%는 실명, 사지마비, 정신박약, 성장장애, 간질과 같은 영구적인 후유증을 남긴다.



▶‘앞뒤로 강하게 흔드는 것은 금물’…가볍게 흔드는 정도로는 발병 안해=어른의 머리 무게는 자기 체중의 약 2%지만, 유아는 자기 체중의 약 10%나 된다. 유아는 몸에 비해 머리가 훨씬 무겁고, 머리를 지탱하는 목의 근육도 제대로 발달돼 있지 않아 머리를 가누기 어렵다. 뇌에 있는 혈관도 아직 덜 발달돼 손상받기 쉽다. 두개골과 뇌 사이는 척수액으로 가득차 있고, 그 사이로 뇌혈관이 지나가는데 아이를 심하게 흔들면 그 충격이 그대로 머리에 전달된다. 두개골 속에 있는 뇌가 딱딱한 두개골에 부딪히면서 그 주위에 있는 혈관이 찢어져 피가 두개골과 뇌 사이에 고여 뇌출혈이 일어난다. 그리고 안구 내 출혈(망막출혈)은 한두 번의 충격으로 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여러 차례의 흔드는 충격을 받을 때 출혈이 발생한다. 머리에 손상을 입히는 힘의 정도는 아이를 달랠 때 가볍게 흔드는 정도의 힘으로는 생기지 않으며. 대개 20초 이내로 40~50회 정도 강하게 흔들었을 때 생긴다. 특히 앞뒤로 흔들 때는 더 심한 충격을 받는다.


2세 이하의 아기는 목 근육과 뇌 혈관이 아직 덜 발달되어 심하게 흔들 경우 위험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아기 흔든 이후, 토하면서 처지고 고개 가누지 못하면 즉시 뇌손상 여부 검사받아야=이 증상이 나타나면  유아가 보채고 토하면서 몸이 처진다. 심할 때는 경련을 일으키고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진단에 필요한 전형적인 세 가지 특징은 경막하출혈(뇌출혈), 뇌부종, 망막출혈로 외상이 없는 상태에서 아기에게 이러한 뇌손상을 시사하는 증상을 보일 때는 셰이큰베이비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증상이 의심되면 CT나 MRI로 뇌출혈을 확인한다. 또 안저 검사를 해서 망막출혈이 유무를 확인해봐야 한다. 그 외 척수액 검사에서는 혈액이 나오는지를 확인해야 하며, 방사선 촬영으로 사지나 두개골의 골절도 확인해야 한다. 이 증상은  발병 시 아이가 너무 어려서 의사표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보채거나 토하고 잘 먹지 않는 등 상기도 감염에 의한 일반적인 증상만 나타날 수 있어 의사도 아이가 갑자기 사망했을 때 ‘영아돌연사증후군’으로 오진할 수도 있다.



▶2세 이하 아기 공중에 던지거나 받는 행위는 금물…업은 채 조깅하거나 비포장도로 장시간 여행도 주의해야=아기가 이러한 사고를 당하지 않게 하는 최선의 예방법은 부모나 아이를 돌보는 사람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 증후군이 아동학대에 의한 사망원인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드물지 않게 일어나며 부모 중 아빠나 엄마의 남자친구 등 남성이 가해자인 경우가 많고, 특히 너무 어린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낼 경우 보모 등 의해 자주 발생한다.

박원일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드물긴 하지만 장난으로 아이를 공중에 던졌다 받는다든지, 아이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툭툭 치는 것, 아이를 등에 업거나 어깨에 무등을 태워 조깅하는 것, 말을 타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 비포장도로에서 차량을 이용한 장시간 여행도 영향을 미친다는 외국의 보고도 있다”며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길 때는 아기의 머리는 연약하기 때문에 머리와 목을 잘 보호해주어야 하고, 절대로 심하게 흔들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아기 울음은 의사표현하는 유일한 방법, 다양한 원인 찾아 보살펴줘야=아이의 울음은 불편하거나 무엇이 필요하다는 것을 표현하려는 유일한 방법이다. 배가 고프거나 기저귀를 갈아주기를 원할 수도 있고, 너무 덥거나 너무 춥고 아프다는 표현일 수도 있다. 아이가 우는 시간은 나이나 건강, 체질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아기가 울면 우유를 먹이거나 기저귀를 갈아주고 안아서 가볍게 흔들어 줄 수 있다. 그래도 울음이 그치지 않으면 아이를 안전한 곳에 내려놓고 몇 분 정도 울게 내버려둔다. 그동안 보호자는 음악을 듣거나 기분 좋았던 일을 생각하면서 걸을 수도 있고, 심호흡을 반복하면서 마음을 안정시켜야 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아이를 달래보고, 그래도 계속 울면 주위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의사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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