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안받을 줄 알면서 최후통첩, 朴대통령 카드는?
〔헤럴드경제=한석희ㆍ원호연 기자〕정부가 지난 25일 개성공단과 관련해 최후통첩을 한 데에는 다목적 카드가 숨겨져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북한이 받지 않을 게 뻔한 상황에서 정부의 이번 최후통첩은 남북관계를 새롭게 시작하는 리셋버튼을 누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으로는 국내 불안감을 해소하면서 북한에게는 ‘출구’를 던져주고, 또 한편으로는 주도권을 우리가 가져가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는 애기다.

이날 정부가 시한을 못박으면서까지 남북 대화에 응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은 현재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정전협정 백지화→준 전시상태→평양주재 대사관 철수 권고→미사일 사격 대기’ 등으로 한반도 위기는 일촉즉발의 임계점에 도달했다. 게다가 남북관계의 최후보루라고 불리는 개성공단 마저 23일째 가동을 멈춰서 있어 지금 보다 더 나쁜 상황은 없다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최악의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고 가면 ‘폭탄 돌리기’ 게임과 비슷한 양상이 펼쳐질 수 뿐 없다. 특히 시간이 가면 갈수록 위협수위를 높인 북한으로서도 지금의 ‘최악의 상황’에 변화를 줄 명분이 사라진다는 점도 큰 문제다.

결국 정부의 이날 ‘최후 통첩’ 카드 이면에는 북한에 최소한의 명분을 주면서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장 이같은 제의를 받을 가능성이 적다는 측면에서 북한은 시간을 끌면서 자신들의 체면은 살리고, 역제안이나 수정제안을 할 수 있는 틈을 만들 수 있다는 애기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와관련 “어떻게 보면 우리가 북한에 명분을 준 것일 수도 있다”며 “북한도 고민을 할 것 같고, 대화에 응할 가능성은 50% 정도”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도 이날 최후통첩으로 국내 안보 불안감을 해소하고 과감한 대통령의 결단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 개성공단 중단 사태가 계속될 수록 불안감만 커지기 때문이다. 이참에 우리의 대북 스탠스를 북한에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이 이날 정부의 최후통첩에 대해 “시금석”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박 대통령은 지난 24일헤럴드경제 등 언론사 편집국장과 보도국장과의 오찬 자리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단히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무원칙한 퍼주기를 한다든가 적당히 타협해 그때 그때 넘어가 더 큰 위기를 초래하지는 않겠다”고 말한 것도 향후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우리가 쥐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는 것이다.

hanimom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