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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정치>한복...썰렁한 유머...대통령의 파격은 무죄?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당신이 내 속살을 본 최초의 남자다” 몇 년 전 선거운동 중 면도칼 피습으로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난 박근혜 대통령이 집도 의사에게 던진 농담이라고 한다. 얼마전 타개한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는 의회에서 남자 국회의원들이 자기를 여자라고 얕보기라도 하면 “요란하게 소리를 지르는 건 수탉이지만 실제 알을 낳는 것 암컷이다”는 위트로 맞받아쳤다. 1980년대 대처리즘과 함께 이념적 쌍생아여던 레이거노믹스를 이끌었던 로널드 레이건은 재임시절, 정신이상자가 쏜 총탄에 맞아 조지워싱턴 대학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적이 있다. 당시 촌각을 다투는 수술을 앞두고 레이건은 의료진에게 “당신들이 (나와 같은) 공화당원이길 바란다”는 유머를 던졌다고 한다.

대통령의 유머와 파격적인 변신은 ‘이미지 정치’의 정점에 선다. 이같은 대통령의 모습에 국민들은 열광하기도 하고, 마음을 놓기도 한다. 삿대질을 하며 비판의 메스를 가하면서도 피식 웃게 만들기도 한다.

‘딱딱하고 자로 잰 듯한 규격화된 이미지로 앞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의 기(氣)를 죽인다’는 오해(?)를 사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파격아닌 파격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때로는 여성성을 강조하면서, 때로는 어린시절 청와대에 머물던 20대의 모습으로, 또 때로는 썰렁한 유머로 ‘나 그런 사람 아니에요~’ 라며 항변하는 모습이다.

다음달 5일부터 4박 6일간의 미국 순방길에 오르는 박 대통령의 짐속에는 여러벌의 한복도 포함된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미국 순방 동안 언제 한복을 입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난 2월 취임식 때와 마찬가지로 한복의 맵시를 뽐낸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한다. 바지 정장 스타일을 고집하는 박 대통령의 모습에 익숙한 국민들에게는 한복을 입은 대통령의 모습은 또 하나의 파격으로 다가선다.

지난 2월 취임식 당시 김진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에게 “광화문 행사부터는 한국의 문화를 알리기위해 한복을 입겠다”며 박 대통령 스스로 한복을 고집했다. 한복을 우아하게 잘 입는 베스트드레서로 꼽히기도 했던 어머니 고(故) 육영수 여사의 모습 그대로다.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헤럴드경제 등 언론사 편집국장과 보도국장과의 오찬 자리에서도 “한복을 더 입는데 도움 된다면 기쁜 일이고 더 노력할 의향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썰렁한 유머’ 시리즈로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최근 국회의원들과의 ‘식사정치’의 첫 테이프를 끊은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만찬(9일)에선 자신의 코를 가리키며 “코에 뾰루지가 낫다. 아마도 여러분이 그리워서 상사병이 걸린 것 같다”고 했으며, 19일 만찬에선 “대통령은 참모진이 가깝게 다가가기에 굉장히 어렵게 느낀다고 외부에 알려져 있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그게 다 유언비어에요”라며 웃어 넘겼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와관련 “곁에서 오래 모시다 보면 그 분(대통령)에 대해 사람들이 참 많은 걸 오해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격식을 따지지 않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알고, 속정도 참 많으신데 그걸 몰라줘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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