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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銀·정부 시각차 여전…경기전망 논쟁 재점화?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연 0.9%로 당초 예상보다 호전된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를 바라보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온도 차가 다시 부각됐다. 정부는 1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0.5% 정도로 봤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연 2.3%로 끌어내린 정부의 시각이 너무 부정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발표된 1분기 성장률이 정부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이면서 “미약하게나마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상저하고(上低下高)’ 인식은 설득력을 얻게 됐다. 아울러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조치가 상당한 근거가 자리잡은 판단이었음을 보여준 셈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부는 ‘0.9%’라는 수치가 경기회복 시그널로 보기에 미약하며 하반기 경기회복을 낙관할 수 없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0.9%가 수치적으로 좋아보일 수 있지만 지난해 3, 4분기 성장이 워낙 저조한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고 전기 대비 성장률은 1.5%에 불과하다”며 “문제는 하반기다. 지난해에도 1분기 0.8%의 성장률을 보였다가 하반기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이날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정부가 당장 조치를 하지 않으면 자칫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 꺼질 수도 있다”며 위기론을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수치는 해석의 여지가 많다. 8분기 연속 0%대의 저성장에 머물고 있고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1.5%)은 2009년 3분기(1.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는 점에서 당장 경기회복 기대감을 갖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와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성장률을 보이면서 “경기가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1분기 건축ㆍ설비투자와 수출이 전기 대비 ‘플러스(+)’로 돌아섰고, 제조업과 건설업도 미약하게나마 나아진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올 하반기 경기가 상반기보다는 호전될 것으로 보면서도 각종 변수가 많아 낙관할 수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좋아지겠지만 수출과 투자에 비해 내수가 좋지 않아 체감경기는 여전히 나쁠 것이며, 엔저 영향 등 변수도 많다”며 “소비진작 등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며, 그런 차원에서 다소 좋게 나온 성장률이 추경 논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금 포함 19조3000억원의 추경 효과를 감안하면 하반기 연 3%대, 올해 전체로 연 2%대 후반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부족한 세입 보전을 위한 추경분 12조원을 감안해 올해 연 2.6%, 하반기 연 3.3%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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