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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예인 위기관리는 왜 필요한가?
-설경구ㆍ송윤아부부의 경우는?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연예인들이 각종 사건ㆍ사고ㆍ추문에 휘말리면서 그 어느 때보다 위기관리의 필요성이 커졌다. 할리우드 스타들은 평상시에도 위기관리에 인력과 돈을 투자하지만, 한국 연예인은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대책을 모색한다. 대형기획사에서는 변호사를 팀장으로 하는 법무팀을 가동하지만, 대부분은 연예인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데만 급급하다. 스타 이미지가 손상을 입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대비는 소홀하다.

산불은 ‘예방’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화재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 ‘진화’하는 방법과 전략이 좋다면 불이 순식간에 번져나가지 못하게 할 수 있다. 한국 연예계는 ‘예방’보다는 ‘진화’에 급급한 실정이다.

미국의 스타는 수입의 3~6% 정도는 평상시 위기관리에 투자한다. 스타의 위기를 예측하고 미리 대응한다. 사고가 터지지 않는다면 아깝게 여겨질 수 있는 돈이다. 혹자는 미국은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규모가 우리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며 우리와 미국의 단순비교는 무리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게만 생각할 일이 아니다. 황수정은 2001년 마약 사건으로 연예계를 떠난 후 6년 만에 컴백했지만 아직 제대로 활약을 못하고 있다. 사건이 터지기 전에는 재벌 기업의 이미지 광고 모델로 청순한 매력이 돋보였던 황수정은 CF 출연도 많아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었지만 마약 사건이 터지면서 수입이 0원으로 줄어들었다. 12년이 지난 지금도 저조한 활동밖에 못하고 있다는 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위기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탓도 있다.


▶급증하는 연예인 추문ㆍ사건ㆍ사고, 위기관리는 사후처리만?=최근 연예인 사건ㆍ사고는 급증하고 있다. 김용만은 불법 도박 사실을 시인하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연예인 지망생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피소된 박시후는 장기전으로 돌입한 상태다.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이승연, 박시연, 장미인애는 공판에서 약물 의존성을 부인하며 치료와 미용의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미성년자를 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고영욱은 징역 5년과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선고받고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배우 류시원과 이세창, 가수 임창정, 축구선수 차두리 등은 가정법원에 이혼조정을 신청했다. 이들 중 일부는 이혼하는 과정에서 이미지가 손상될 만한 부정적인 기사들이 나오기도 했다.

연예활동뿐만 아니라 일상도 어느 정도 공개되는 연예인은 연애와 결혼 생활에서 각별히 많은 노력과 주의가 요구된다. 예술가의 특성을 갖고 있는 연예인은 감성이 풍부하고 성격이 예민한 경우가 많아 다툼이 잦고 사소한 사안마저 확전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결혼생활을 원만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혼을 하게 되면 직업의 특성상 위기관리가 필요하다.

연예인도 이혼의 동기는 일반인과 대동소이하다. 성격차이, 불륜, 금전문제 등이다. 특성상 이혼 전 각종 루머가 양산되고, 실제 이혼하는 경우 고스란히 대중에 노출되는 걸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위기관리 컨설턴트인 남은영 PLAN B 컨설팅 대표는 이혼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나 루머가 양산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은 이혼으로 인한 마이너스 이미지를 줄이고 활동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사항이라고 조언한다.

▶대처방식은 스타마다 차별적으로=설경구ㆍ송윤아 커플의 경우, 결혼 전 불륜 루머를 불식시키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어 만남의 과정을 설명하며 정면돌파를 택했고, 최근에는 SBS ‘힐링캠프’에 나와 다시 한 번 두 사람의 사랑이 운명이었음을 눈물로 호소했지만 대중의 시선은 기대보다 따뜻하지 않은 듯하다. 


남은영 대표는 이를 위기관리 차원에서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우선, 결혼 과정에서 전처의 언니가 공개게시판에 올린 글로 인해 결혼 기자회견의 진정성이 훼손되고 대중으로부터 비난을 받게 되었다. 그 글의 진위 여부를 떠나 대중은 ‘설송 커플’보다 게시글에 더 공감하고 분노와 불쾌감을 표시했다. 배우로서의 삶을 계속 살아야 하는 두 사람은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는 게 대중정서다. 특히 이혼 과정을 처리한 설경구의 처신이 무엇보다 중요했었다. 이 건의 경우 외부로 나타난 상황만을 봤을 때, 전처와 아이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이기 때문에 피해자에 대한 충분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대중은 판단한 것이다. 이 때문에 피해자를 대신해 분노하고, 가해자인 그들이 눈물로 호소하는 운명적인 사랑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렇다면 ‘설송 커플’이 이제라도 이 문제를 극복할 방법 몇 가지를 남 대표는 제시했다.

첫째, 피해자의 용서를 대중이 알게 하는 것이다. 전처가 ‘설송’을 이해하고 용서했다고 표현하는 것인데, 피해자가 둘을 용서했거나 혹은 루머가 오해였음을 알리면 대중도 인정하고 그만 놓아줄 것이다. 물론 이 방법은 ‘힐링캠프’ 방송을 즈음해 알리거나, 방송에서 극적으로 연출했다면 최상이었을 것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가능한 방법이다.

둘째, 또 다시 정면돌파하는 방법이다. 루머에 대해 상세히 답하고 거짓에 대해 법적으로 적극 대응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공개한 답이 정확히 사실에 부합해야 하고, 만일 아무리 작은 단 한 가지라도 거짓이 있다면 완전히 회복불능 상태가 되는 최악의 경우로 발전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셋째, 티아라의 경우 처럼 대중이 그냥 받아들이길 바라며 모르는 체하며 활동하는 방법이다.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을 믿고 현재 상황에서 가능한 활동을 하는 것이다.

넷째,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 배우의 힘으로 재기하는 방법이 있다. 송윤아의 경우 현재 이미지를 역이용해 악의 화신과 같은 배역으로 연기하는 것이다. 결국 ‘사람은 밉지만 배우가 연기만 잘하면 되지 않나?’하는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이 방법은 캐스팅부터 화제를 집중시키는 만큼 막대한 부담감을 견뎌낼 강한 멘탈과 뛰어난 연기력이 관건이라 할 수 있다.

남은영 대표는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스타에게 돌발적인 사건ㆍ사고는 일어나므로 위기대응 메뉴얼을 평소 작성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또 위기대응은 스타의 위치, 영향력, 지향점, 최우선 보호가치, 사회 흐름, 시장 환경 등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차별적인 계획을 세워 실행해야 한다”면서 “급한 마음에 최소한의 비상 메뉴얼도 없는 단순한 대응으로 비난받는 경우가 많다. 사건ㆍ사고의 내용보다 잘못된 대응방식 때문에 스타에게 큰 흠집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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