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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곤증인줄 알았는데…수면무호흡증 때문이라니
저산소증·교감신경계 과활성화 유도
주간졸림·만성피로 등 인지행동장애 초래

고혈압·뇌졸중·성기능장애·당뇨 등
여러가지 합병증 발생위험도 높아

싱글족 코골이 알려주는 이 없어 더 위험
수면다원검사 통한 조기진단·치료 필수





미혼 남성이면서 싱글족인 최모(37) 씨는 얼마전 시행한 직장 건강검진에서 수면검사를 추가로 받았더니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심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최 씨는 10여년 전 독립해 싱글족으로 지내오면서 코막힘 증상은 간혹 있었지만 평소 코를 고는지는 알지 못했고, 주간 졸림 증상은 과도한 업무탓으로 여겼다. 정밀검사 결과 최 씨의 수면무호흡저호흡지수는 30 이상으로, 중증의 수면무호흡증으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소견을 보였다. 최 씨는 또 최근 과도하게 체중이 증가한 양상을 보여 체중조절과 함께 이학적소견상 이상을 보인 비중격(좌우 코 안의 경계를 이루는 벽)과 하비갑개(코안의 옆벽에 있는 조개모양의 뼈)를 교정하는 코수술을 한 뒤 지속적 양압기 치료를 시행한 결과 주간 졸림과 간헐적인 두통이 호전되었고 코막힘 증상도 좋아졌다.

▶비만하면 코골이 환자의 50%에서 고혈압 생겨…코골며 자는 도중 10초 이상 숨 안 쉬면 ‘수면무호흡증’=코골이는 잠자는 동안 여러 가지 원인으로 코를 통한 정상적인 호흡을 못하고 입으로 숨을 쉴 때 인두 부위가 좁아져서 목젖 부위가 진동해 발생한다. 코를 곤다고 해서 모두 비정상인 것은 아니지만 문 밖에서 코고는 소리가 들리거나, 1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속삭이는 소리보다 더 큰 소음의 코골이라면 문제가 된다.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코를 골면서 자는 도중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무호흡증이다. 멈추는 무호흡이 시간당 5회 이상 또는 7시간 동안 30회 이상이면 ‘수면중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살이 쪘다면 더 위험하다.

강북삼성병원 이비인후과 홍석진 교수는 “비만증을 동반하는 코골이 환자의 약 50%에서 고혈압이 발생하고 고혈압 환자의 약 30%에서 수면무호흡을 동반한다”며 “수면무호흡은 고혈압뿐 아니라 혈액 속의 저산소증을 일으키며 심지어는 심부정맥, 심부전 및 급사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의 자료에 의하면 코골이는 우리나라 30~35세 남성의 20%, 여성의 5%에서 관찰되며 60세 이상의 노년층에서는 남성의 60%, 여성 40%가 습관적으로 코를 곤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 중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전체 성인에서 적어도 2~4%를 차지한다.


 밤에 충분히 잠을 잤는데도 주간 졸림이 나타나고 자고난 후 덜 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수면다면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사진제공:강북삼성병원]

▶‘싱글족 코골이’ 알려주는 사람 없어 더 위험, 코골면서 주간 졸림 현상 있으면 수면다원검사 받아야=대다수의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수면 중 자신이 코를 고는지 또는 수면 중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한다. 다만, 주간에 피곤함이나 졸림이 지속되는 느낌에 대해 불편감을 갖고 호소할 뿐이다. 이를 병으로 생각하기는 물론이고 특별하게 여기는 경우는 크게 없고 그냥 컨디션이 안 좋을 뿐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혼자 사는 경우는 주변에서 코골이에 대한 경각심을 일러주지 않기 때문에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더 많다.

홍석진 교수는 “싱글족의 경우 저녁에 잠을 충분히 잤음에도 낮시간 동안 계속 졸리거나 기상 후에도 상쾌하지 않는 경우, 수면 중 숨을 헐떡거리거나 숨이 막힐 것 같아 중간에 깨는 경우에는 수면호흡장애를 의심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수면무호흡증 방치하면 부정맥ㆍ성기능 장애 등 합병증 발생 위험 높아=수면다원검사는 수면 중인 환자의 여러가지 생리적 신호(뇌파, 안구운동, 근전도, 심전도, 호흡운동, 동맥혈 산소포화도, 코골이 크기, 환자의 자세 등)를 모니터링하는 검사로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기 위한 객관적 자료 수집을 위해 반드시 필수적인 검사다.

홍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의 경우 저산소증, 수면분절, 교감신경계의 과활성화 등을 유발해 과도한 주간 졸림,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소, 만성피로, 두통, 인지행동장애 등과 같은 다양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에는 체내 인체기관, 특히 심혈관ㆍ뇌혈관ㆍ신체대사에 악영향을 미쳐 고혈압ㆍ협심증ㆍ부정맥ㆍ뇌졸중ㆍ당뇨ㆍ성기능 장애 등 여러 가지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정상인에 비해 현저히 증가한다”고 말했다.

▶병력 확인과 함께 수면다원검사 통해 수술 등 치료계획 세워야=수면무호흡증을 예방하려면 과음ㆍ과로를 피하고, 비만하다면 우선 체중을 줄여야 한다. 술과 수면제 등은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홍 교수는 “수술적 치료는 환자의 병력 확인과 함께 비강ㆍ인두ㆍ혀 부위의 진찰과 검사를 통해 구조적 특징을 확인하고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한 후 치료의 방향과 범위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다른 치료방법으로는 약물을 복용하거나 교정장치를 끼우고 자는 방법, 양압의 공기를 불어넣어 주는 마스크를 쓰고 자는 방법 등이 있지만 이런 방법은 원인 부위의 근본적인 치료라기보다는 증상 또는 현상의 치료라고 볼 수 있으며, 수술이 곤란하거나 어려운 경우 생각해볼 수 있는 치료법이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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