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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세계’ 박훈정 감독 “대중 취향 맞추는 일 가장 어려워” (인터뷰)
최민식과 이정재, 황정민 등 충무로 스타들이 캐스팅을 확정했을 때 이미 어느 정도의 흥행은 예상했다. 예상은 적중했고, 현재 박스오피스 우위를 점하며 흥행 질주 중이다. 영화 ‘신세계’의 이야기다.

이 영화는 ‘부당거래’, ‘악마를 보았다’를 집필한 박훈정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사실 그의 전작 ‘혈투’는 관객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쓴 맛을 봤다. 그런 그가 각고의 노력 끝에 만들어 낸 작품이 바로 ‘신세계’.

지난 해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이후 느와르 장르를 극장에서 찾기는 힘들었다. 근 1년 만에 관객 앞에 나선 ‘신세계’는 예상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선에서 관객들을 만족시킨다.


최근 서울 합정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박훈정 감독은 관객들의 반응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섞인 모습이었다. 짧고 굵게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놨고, 인터뷰 내내 진지한 표정이 그간의 노력을 짐작케 했다.

그동안 수많은 느와르 장르가 쏟아져 나왔다. 대표적으로 사랑을 받은 작품은 바로 ‘무간도’. ‘신세계’는 제작 단계부터 ‘무간도’와 흡사한 영화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박 감독은 세간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았다. 오로지 ‘있는 그대로의 날 것’에 충실하려 했다.

“장르영화인 만큼 장르적인 것에 충실하려고 했죠. ‘무간도’, ‘부당거래’, ‘범죄와의 전쟁’의 향기가 날 순 있죠. 이번 영화는 갱스터와 느와르가 적절하게 섞여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진지한 눈빛으로 말을 이어갔다.

“많은 분들이 여자 관객들에게 인기가 없을까봐 걱정되지 않냐고 하시는데, 몇 분들은 이런 영화 좋아하시잖아요. 사실 대중들의 취향을 맞추는 일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그저 우리는 우리가 만들 얘기를 잘 담아봐야겠죠. 선택은 관객들의 몫이고요.”

이번 영화를 선택한 최민식, 이정재, 황정민은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하지만 이정재는 촬영에 앞서 걱정을 많이 했다고 털어 놓은 바 있다.

“처음에는 그랬을 거예요. 아무래도 자성 역이 두 배우들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역할이니까요. 또 워낙 쟁쟁한 배우들이고요. 그런데 이정재 씨도 그만큼 자성에 대해 준비를 많이 해 왔더라고요. 연습도 굉장히 많이 했고,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서 어려운 일은 없었어요.”

정 청으로 분한 황정민의 캐릭터는 단연 압권이다. 육두문자를 남발하지만 한편으로는 의리를 중요시하며 자성의 말이라면 꼼짝 못한다.

“워낙 열정적인 분이잖아요. 혼자 아이디어도 많이 내곤 했어요. 공항에서 나올 때 슬리퍼 신고 나오는 장면도 자성에 맞게 직접 애드리브를 짠 거예요. 엘리베이터 신을 찍으면서도 고생 많이 했고요. 저보다도 촬영 기술팀이 아마 더 힘들었을 겁니다.(웃음)”

정청 외에 강과장, 그리고 자성이 조금 더 동적인 캐릭터였다면 어땠을까.

“만약에 그랬다면 인물들 간 균형이 깨졌을 것 같아요. 전체 판을 보고, 강과장과 자성은 정적인 캐릭터로 초점을 맞췄죠.”

그는 또 극 중 자주 등장하는 클로즈업 효과에 대해서는 “감정 변화에 주력을 둔 것”이라고 전했다.

“서로 속내를 숨기고 상대하잖아요. 클로즈업만큼 감정 변화를 엿볼 수 있는 기법도 없죠. 또 워낙 우리 배우들이 표정이 좋잖아요.(웃음) 저도 개인적으로 클로즈업 효과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영화는 자성과 정 청의 과거 추억신으로 막을 내린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고민을 많이 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영화적으로 봤을 때 사실 에필로그신이 안 들어가는 것이 맞다. 하지만 정서적으로 봤을 때 두 사람의 좋았던 한 때를 집어넣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신세계’의 흥행으로 바라는 것이 있냐는 질문에 박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답하기 어렵다”면서도 한 가지 바람을 드러냈다. 바로 다양한 영화를 사랑해 달라는 것.

“한동안 이런 영화를 보시기 힘들었잖아요. 가끔 한 번쯤은 이런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 영화가 다양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죠. 관객 수가 증가한만큼 다양한 영화가 사랑받았으면 좋겠네요.”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사진 임한별 기자 hanbu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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