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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반위발 파장…제과ㆍ외식업계 ‘3적이 우려된다’...투자위축ㆍ고용축소ㆍ해외 M&A 우려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대기업ㆍ중견기업에 속한 제과ㆍ외식업체(파리바게뜨, 뚜레주르 등)가 ‘삼적(三敵)’ 출현을 우려하고 있다. 투자위축, 고용축소, 해외업체로의 인수합병(M&A)을 두고 하는 말이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지난 5일 이들이 영위하는 사업을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하면서 동네빵집 반경 500m(도보기준)내 신규 출점 금지, 전년도말 기준 점포수의 2% 이내로 신설 점포수를 제한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내놓아서다.

동반위 권고대로라면 이들 업체는 ‘출점 제한으로 인한 브랜드 파워 하락→수익성 악화’로 인해 계획하고 있던 투자와 고용안 조정이 불가피할 걸로 본다.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 달성을 위한 기초체력이 흔들리는 것으로 차기정부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운영업체 SPC는 올해 예정된 투자 규모를 줄여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 회사는 지난달 초 연구개발(R&D) 투자에 적극 나서기로 했으나 전날 동반위 발표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사실상 새로 점포를 내는 게 불가능해져 역성장이 뻔한 상황에서 무작정 투자를 늘리긴 힘들다는 분위기다.

SPC 본사차원 R&D 투자액은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여왔다. 2010년 830억원이던 게 이듬해 1080억원으로 30% 증가하는 식이다. 베이커리 사업 특성상 제품주기가 짧고 고객 요구가 다양해 신제품 개발을 하려면 R&D 투자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 회사 관계자는“R&D투자는 자영업자 중심으로 이뤄진 3000여개 파리바게뜨 점포의 매출 증대에 필수적”이라며“수익성이 나빠지면 연간 600억원에 달하는 가맹점 파견 제조기사 급여지원액 등을 줄여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뚜레주르와 비비고를 운영 중인 CJ푸드빌은 고용축소에 대한 부담을 떠안게 됐다. 사업을 접는다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할 때 뚜레주르는 본사ㆍ직영점ㆍ가맹점에 파견된 인력까지 약 1000여명의 직원이 피해를 볼 것으로 추산했다. 가맹점 고용인원까지 합치면 6500명 이상의 실직이 예상된다. 매장 인테리어, 전기설비 등 협력ㆍ납품업체까지 파장이 미치면 고용감소분은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 본사 직영으로 운영되는 한식레스토랑 비비고의 경우 약 200명의 직원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패밀리레스토랑 빕스는 매장당 80~90명을 고용해 제조업을 능가하는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낸 점을 평가받아 CJ푸드빌은 정부가 우수기업으로 선정했을 정도”라며 “그러나 동반위 발표로 고용창출은커녕 현재의 고용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했다.

선진국 대비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국내 외식업의 고사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동반위가 대기업의 M&A를 금지한다고 권고한 까닭이다. 국내 외식산업ㆍ브랜드를 맥도날드처럼 키우기 위해선 대기업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인데 이를 막아놓으면 되레 해외 기업 사냥꾼에게 토종 외식브랜드를 개방하는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논리다. 업계 관계자는“국내 외식 시장은 70조원 규모이지만 대표기업의 시장점유율은 1%도 안된다”며 “모건스탠리에 넘어간 놀부같은 처지에 놓이는 업체가 나오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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