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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속된 한파에 독감ㆍ노로바이러스만 신나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올 겨울 건조한 공기마저 얼려버릴 듯한 맹렬한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단순 감기는 물론 독감과 노로바이러스 장염 등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다. 기존과 다른 형태를 띠는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로 인해 증상이 심한 것은 물론 극심한 한파로 계절성 질환 유행시기가 보름 이상 앞당겨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미 지난주 우리나라가 독감 유행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또 노로바이러스 주의보도 내려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수인성식품매개질환 유행 원인균을 조사한 결과 노로바이러스 검출건수가 전년 대비 88.5%증가했다며 올 3월까지 노로바이러스가 유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는 다른 독감, 그래도 안심할 순 없어 =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200여종의 바이러스와 세균이 원인인 감기보다 증상이 심하고 강하며 단기간에 유행한다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에선 보통 4월까지 발생한다.

최근 미국에서 독감에 걸려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국내에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확산되는 인플루엔자 유형은 H3N2로, 국내에서 유행하는 H1N1과는 다르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에도 H3N2가 9건정도 발견됐지만 미국에서 들어온 것이라 단정 짓기 어렵고 미국과 멀리 떨어져 있어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밝혔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에 독감 감염자 수가 많은 이유를 3가지로 추측했다. 하나는 미국 내 예방 접종률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꼽힌다. 또 유행하는 H3N2가 변종이라 백신 주사에 포함된 인플루엔자와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2~3년 사이 미국 내 H3N2가 유행된 적이 없어 지역사회 내 군중면역이 감소했을 경우에도 이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독감 예방접종률이 높아 미국처럼 독감이 대대적으로 유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의료기관에서 접종하는 인플루엔자 백신엔 H3N2 외에도 현재 국내에 돌고 있는 H1N1과 봄철에 대두되는 B형 인플루엔자까지 포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예방접종을 하면 60%이상 독감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항원이 접종일부터 짧게는 3개월, 길어야 6개월 정도 지속되는 만큼 초가을에 주사를 맞았다면 재접종을 받아야 한다. 보통 독감 예방접종은 10~11월에 맞는 것을 권장하지만 4월까지 독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뱃속 내 아이는 어떻게 = 임신부와 영유아는 변종독감 감연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때문에 계절독감 예방백신을 맞았더라도 안심하지 말고 자주 손을 씻고 외출 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최근 고령임신으로 인해 만성질환을 동반한 임신부가 증가하고 있어 독감에 더 취약하다.

임신부는 약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병에 걸려도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독감이 임신부와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면 약물치료를 미루는 건 임신부와 태아 모두에 안 좋을 수 있다. 한정열 제일병원 한국마더세이프전문상담센터 센터장은 “임신부에게 38.5도 이상의 고열이 나타나면 신경관결손증, 신경발달장애 등 태아의 신경계 기형과 관련될 수 있으므로 고열 시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변종독감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되거나 추정되면 반드시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를 사용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해다. 센터에 따르면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는 임산부에게 안전하며 모유성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모유를 수유하더라도 복용할 수 있는 약물이다.



▶어린이를 노리는 노로바이러스 = 최근 기온이 내려가면서 바이러스 지속기간이 길어져 노로바이러스가 기세를 부리고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60도 이상에서 30분 이상 가열을 해도 죽지 않을 만큼 생존력이 강하다. 최근엔 어린이들 사이에 유행하며 어린이집 보내기가 두렵다는 부모님이 한 둘이 아니다.

노로바이러스에 걸리면 식중독이나 장염과 별다를 것 없는 증상이 나타난다. 설사와 구토, 발열 증상이 대표적이다. 서울 지역 어린아이의 설사 원인 가운데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로타바이러스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구토와 두통은 심하고 고열과 설사 증상은 약한 특징이 있다. 물론 성인도 걸릴 수 있다.

하루 정도 잠복기 이후 증상이 시작되는 노로바이러스는 극심한 증상을 제외하고 대부분 3~7일 내에 자연적으로 좋아진다. 그러나 탈수가 심하거나 나이가 어리다면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탈수증상을 막기 위해 수액을 맞거나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또 노로바이러스에 걸린 환자의 구토물과 물건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으므로 인파가 많은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지현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노로바이러스는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없어 개인적인 위생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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