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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제리 인질 사태 종료..인질 23명 사망, 무리한 작전 논란 고조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알제리 천연가스 생산공장에서 나흘간 이어진 대규모 국제 인질극이 19일(현지시간) 특수부대의 최후 공격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인질 7명이 추가 희생되는 등 인질 사망자가 총 23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테러리스트에게 돌리며 알제리 정부의 작전을 두둔하고 있지만, 많은 사상자가 발생함에 따라 무리한 작전을 감행했다는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또 이슬람 무장세력이 인질극의 명분으로 내세운 프랑스군의 말리 내전 개입도 이어져 알 카에다와 연계된 다른 단체의 추가 도발 우려도 꺾이지 않고 있다.

▶인질 7명 추가 사망=알제리군 특수부대는 이날 오전 동남부 인아메나스 천연가스 공장에서 ‘최후의 공격’에 나서 인질범 11명을 사살했다고 알제리 국영 뉴스통신 SPA가 보도했다. 인질범들은 이에 앞서 억류하고 있던 외국인 인질 7명을 살해했다.

현지의 한 안보 소식통은 AFP 통신에 “인질범들이 인질 7명을 보복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PA는 이날 숨진 인질들의 신상과 국적은 물론 인질이나 인질범이 더 남아 있는지는 분명히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압델말렉 셀락 알제리 총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전화회담에서 “인질 구출을 위한 작전이 모두 종료됐고 모든 테러리스트가 항복했다”고 밝혔다.

알제리 당국이 지난 16일 무장세력이 30여 명이라고 추정했고 지금까지 인질범 32명이 사망한 것으로 미뤄볼 때 인질범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알제리 내무부는 두 번에 걸친 작전에서 알제리인 노동자 685명과 외국인 노동자 107명을 구출하고 현장에서 기관총, 로켓 발사대, 미사일, 수류탄을 압수했다고 전했다.

▶외국인 노렸다=알케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무장세력이 주도한 이번 사건은 외국인을 노린 계획적인 범죄로 확인됐다.무장세력의 지도자 모크타르 벨모크타르는 2개월 전부터 이번 사건을 계획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실제 인질로 붙잡혀 있다가 도망쳐 나온 알제리인 운전사 이바 엘 하자는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인질범들이 ‘넌 알제리인이고 이슬람교도여서 이 일과 상관이 없다. 우린 오직 외국인들을 원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칼레드 아부 알 압바스 여단’ 등 2개 무장 조직을 이끄는 벨모크타르는 지난 10년간 알제리인과 외국인 납치, 살해를 일삼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알제리 당국은 나흘간 이어진 이번사태에서 인질 23명과 인질범 32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인아메나스 현장에 몇 명의 인질이 억류 중이었는지 정확한 숫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 프랑스, 루마니아, 콜롬비아, 영국, 일본 등 일부 정부가 자국민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을 뿐이다.

▶무리한 군사작전 논란...인질극 사태가 사실상 종료됐지만 무리한 군사 작전이었다는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무장 단체가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상황에서 작전이 이뤄졌고 결과적으로 인질 수십 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무장세력이 일부 인질의 몸에 폭발물을 벨트로 묶기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다만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이번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테러리스트들에게 있다며 알제리 정부에 대한 비난을 삼가고 작전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참사의 책임은 테러리스트들에게 있으며 미국은 이들의 행동을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알제리 정부의 작전이 가장 적절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테러리스트들과는 “협상이 있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알제리 정부의 구출 작전은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조치”였다고 인정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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