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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 ‘힐링 하우스’ 신한옥 <11> 창호와 데크, 그리고 마감공사
집의 창호는 출입, 환기, 통풍, 조망, 채광 등의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 또한 벽면의 변화 및 실내 디자인의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실내와 바깥 공간을 연결하는 창은 적재적소에 설치하면 분위기가 한결 살아난다. 아울러 창호를 선택할 때는 주택에 어울리는 모양 뿐 아니라 보안 및 방범까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일반적으로 건물에 출입하기 위해 설치한 것을 호(戶)라고 하고, 채광 조망 환기를 목적으로 설치한 것을 창(窓)이라 한다. 기존 전통 한옥은 정면과 후면 벽체의 대부분이 창호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장식적인 측면에서도 중요시되었다. 하지만 통나무와 황토를 주재료로 하는 서민 신한옥에서는 재료의 건강함과 자연미를 살리는데 주안점을 둔다. 즉, 창호의 크기와 개수는 가급적 줄여 단열, 기밀 등 기능성을 높이는데 신경을 쓴다.

창문의 면적은 바닥 면적의 10% 내외가 적당한데, 남쪽에는 크고 낮게 설치하여 겨울철 햇빛이 최대한 많이 들어오게 한다. 반면 북쪽에는 높고 작게 만들어서 여름 남풍이 북쪽 창문으로 빠져나가게 한다. 여름철 태양의 각도는 78°이므로 햇살이 지붕위로 지나게 하고, 겨울철 태양의 각도는 30°도이기 때문에 최대한 일조량이 많이 들어오게 창문의 위치를 잡고 설치해야 한다. 통나무흙집은 일반 집 보다 통기성이 좋기 때문에 창문을 보다 작게 한다. 그리고 보통 창문은 흰색 계열로 하지만, 통나무황토집은 갈색이 어울린다.

 
서민 신한옥의 창호는 튼튼하면서도 나무의 자연스러운 멋이 살아있다. 두꺼운 창틀에 쐐기를 박아 단단하게 결합시킨다.

창호는 필요에 따라 실내를 열린 공간과 닫힌 공간으로 만든다. 즉, 출입과 환기, 방음과 방범 등 개방성과 폐쇄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그렇기에 창호의 수준은 이 개방성과 폐쇄성을 얼마나 잘 갖췄는가에 달려있다.

#창호는 개방성과 폐쇄성을 동시에 갖춰야

에너지 손실의 30% 이상이 창문을 통해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열 및 기밀기능이 뛰어난 창호를 만드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열 손실을 차단하기 위해 최근에는 복층유리 창호를 많이 사용한다. 유리와 유리 사이에 공간이 있어 외부의 차가운 공기가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고, 내부 온도를 유지시켜 준다. 특히 실내 공기 중에 포함되어 있는 수증기가 유리창이나 새시 등 온도가 낮은 물체에 접할 때 생기는 결로현상을 방지해준다. 유리창에 결로가 발생하면 그로 인해 생기는 물이 벽면을 타고 흐르면서 벽지와 커튼, 바닥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주거 환경이 훼손된다.

값 비싼 실내 가구의 변색 방지를 위해 유리를 특수필름으로 코팅 처리해 복사열과 자외선을 차단한 고단열 복층유리도 인기를 끌고 있다. 복층유리는 단열과 방음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각 지역의 고도와 기후에 맞춰 유리와 유리 사이에 아르곤가스나 질소가스 등을 넣는다. 그 사이에 아주 미세한 구멍만 생겨도 단열 효과는 크게 떨어지고 뿌옇게 되므로 완성도 높은 기술을 요한다. 방범과 방음을 위해 쉽게 깨지지 않는 고강도 유리도 많이 사용된다.
 
서민 신한옥의 출입문과 창문

최근에는 전원주택에도 이러한 기능들이 집약된 시스템 창호(System Window)를 많이 사용한다. 종전의 미닫이문은 구조적으로 롤러가 타고 가는 홈통을 비롯해 창문과 창틀 사이에 틈이 많아 기밀성을 높이기 어려웠다. 기밀성은 방음과 단열에서 가장 큰 변수인데, 이 문제를 해결해 구조적 혁신을 이룬 것이 바로 시스템창호다. 환기와 열림 그리고 대형 창의 경우 미닫이 기능까지 갖춰 성능이 뛰어날 뿐 아니라 매우 편리하다.

#단열과 기밀, 방범과 방음 기능도 중요

잘 만든 창호는 또한 방범 및 방음 기능도 뛰어나다. 복층유리는 단열 및 보온 뿐 아니라 방음 효과를 높여주는 특성도 갖고 있다. 공기보다 무겁고 인체에 해가 없는 불황성 기체인 아르곤가스를 복층유리에 주입하여 대류에 의한 열 전달을 차단할 뿐만 아니라 소리의 전달을 감소시켜 탁월한 방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질재인 통나무와 황토를 주재료로 짓는 서민 신한옥은 창문틀 설치시 흙벽에 직접 올려놓는 관계로 창문틀 주변에 갈라짐과 틈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서로 다른 이질재의 결합부위는 목재의 자연건조에 따라 수축하므로 고정을 잘 시킨 다음, 일정 기간 경과 후 실리콘이나 우레탄폼 등으로 밀실하게 메워준다. 만일, 크랙 부위가 클 경우에는 백업재를 밀실하게 넣은 다음, 실리콘이나 우레탄폼 등으로 마감한다. 이때, 실리콘의 색상은 외벽 색상과 동일한 계통의 것을 사용한다.

 
 마감된 창문과 내벽의 모습

천장마감에 대해서도 조금 살펴보자. 전통 한옥의 천장은 지붕면을 가리기 위해 실내에 하는 마감이며, 연등천장과 의장천장으로 나뉜다. 연등천장은 구조체가 그대로 천장이 되는 것이며, 일반적으로 대청이나 누마루 등 개방적인 공간에 사용된다. 의장천장은 구조체와는 별도로 구성된 천장이며, 대표적인 것으로 우물천장이 있다. 우물천장은 우물마루를 만들 때와 같이 장귀틀과 동귀틀을 격자로 짜고 청판을 끼운 것으로, 궁궐이나 사찰 등에서 주로 사용했다. 서민 신한옥에서는 가급적 구조체의 자연미를 그대로 살리는 방법을 택한다. 원목 골조에 황토로 마감해 처리한다. 다만 일부는 덴조 등 일반 주택의 천장 마감 방식을 병행하기도 한다.

#데크, 전원의 여유와 가족의 정을 담는다

데크는 집 내부와 마당, 정원 등 외부를 연결시켜 가족의 정이 흐르는 공간적 활동 범위를 넓혀주는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 가족이나 친지, 손님들이 함께 담소를 나누고 식사를 함께 하는 등 때론 라운지가 된다. 외국에서 보편화된 데크는 이제 전원주택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건축비가 저렴하면서 자연미가 뛰어나고 건강에 좋은 강소주택을 지향하는 서민 신한옥에서도 전통 마루 대신 현대식 데크나 작은 툇마루를 설치한다. 집 전체를 외부와 연결하는 데크는 한결 쓸모가 많고 보기에도 좋다. 특히 최근에는 꼭 전문가의 손을 빌리지 않고 초보자도 직접 만들 수 있는 DIY 데크가 생산되고 있으며, 이들 제품은 시공기간이 짧고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데크가 설치된 아담한 서민 신한옥.

데크를 설계할 때는 집 안팎의 전체 구조를 놓고 어느 곳에 설치해야 센스 있고 효율성 높은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인지에 유의해야 한다. 데크는 공용장소로 아주 유용한 공간이며, 가족과 손님이 보다 친숙하게 어울리도록 하는 공간이다. 데크를 설치하는 곳은 주로 외부와 연결되는 열린 공간이다. 현관 주변, 발코니, 밖을 내다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곳, 나무 그늘이 있는 곳 등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이 때 주택 전체의 미적 감각과 외관의 아름다움에 신경을 써서 설치한다. 데크는 어떻게 설치하느냐에 따라 집의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또한 집주인의 취향을 잘 연출할 수 있다. 데크는 분해와 설치도 용이하기 때문에 애초 데크를 설치할 때는 나중에 싫증날 경우 뜯어내어 다시 설치할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도록 한다.

#집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소통의 장’

데크는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설치한다. 집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공간이므로 늘 어둡고 침침한 곳이라면 잘 이용하지 않게 된다. 또 지대가 약간 경사진 곳에 데크를 설치하면 예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데크에는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올라갈 수 있으므로 적재하중을 고려해야 한다. 지역에 따라 눈이 많이 오거나 그 위에 특별한 가구 및 설비가 올라간다면 그 하중은 별도로 고려해야 한다.

데크의 모양은 디자인하기 나름이다. 얼마나 예쁘고 매력적으로 만드는가 하는 것은 집주인의 센스다. 건물의 바깥 외벽을 감싸는 데크는 집의 활용도를 높이고 집의 규모도 크게 연출할 수 있다. 집과 정원을 연결하는 데크는 전체적인 주변 환경을 고려해야 하며, 두 개 이상의 통로를 두어 접근이 용이하게 만든다. 또 정원의 나무 등을 이용해 데크를 설치하면 자연그대로의 운치를 더할 수 있다.

데크 설치에 필요한 자재는 시더(적삼목), 레드 우드, ACQ(친환경방부목재), 레드 파인, 도료와 페인트(목재용 보호재 및 방수재) 등을 들 수 있다. 데크를 완성하면 목재용 보호제를 발라주어야 수명이 오래 간다. 비바람 및 자외선의 영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방부목은 색이 보존되지 않으므로 색이 첨가되어 있는 보호제를 발라주면 원목의 질감과 원하는 색깔을 은은하게 조화시킬 수 있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

<도움말 주신 분:서경석 신한옥연구소장,부동산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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