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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기인 줄만 알았는데…피 썩어 죽을수도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신바람 박사’로 명성을 떨쳤던 황수관 박사에 이어 폭력조직 범서방파의 두목 김태촌 씨가 최근 숨을 거뒀다.

이들의 사인은 모두 패혈증(敗血症). 연이어 두 명의 유명인이 같은 증상으로 사망하면서 이들의 죽음을 몰고 온 패혈증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패혈증, ‘피가 부패된다’ =패혈증은 한마디로 ‘죽은 피’가 온몸을 돌아다니며 전신에 심각한 염증을 일으키는 증상이다. 신체 일부가 세균에 감염되고 이것이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으면 혈액으로 번져 발생한다.

세균에 감염된 혈액은 혈관을 타고 삽시간에 세균과 독소를 온몸에 퍼지게 한다. 오염된 피가 장기로 가면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키고 결국 심장까지 멈추게 된다.

이러한 패혈증은 상처 난 피부나 대장·위에 있던 세균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호흡을 통해 균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고 정맥 주사를 통해 감염될 수도 있다.

중증 패혈증의 사망률은 30% 내외이고 호흡곤란증후군 등의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는 70~80%까지도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발병…치료는?=패혈증에 감염되면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고, 맥박이 빨라지며, 호흡 수가 증가한다. 혈액 검사에서는 세균과 싸우는 백혈구 수치가 치솟는다. 중증 단계가 되면 혈액이 많이 몰리는 신장이나 폐 등에 세균 감염을 일으킨다.

강력한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를 시도하지만 세균 감염으로 여러 장기가 동시에 망가지는 다발성 장기부전 상태가 되면 치사율이 약 30%, 쇼크 상태가 되면 치사율이 50%를 넘는다.

지난해 12월 30일 타계한 황 박사의 경우 간 농양으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이틀 만에 급성 패혈증으로 숨졌다. 황 박사는 간에 생긴 세균 농양이 온몸으로 퍼졌고, 김태촌은 2년 전 폐렴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았고 이것이 재발과 악화를 반복하면서 패혈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패혈증으로 쇼크에 빠진 상태에서는 수액과 혈압을 올리는 약을 투여한다. 폐 호흡력도 떨어지므로 인공호흡기를 달 수도 있다. 이어 항생제 치료를 시도한다. 합병증으로 급성신부전증(신장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 생기면 소변이 잘 나오지 않아 투석을 해야 할 수 있다. 오염된 혈액이 빠른 시간 안에 전신을 돌며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런 일련의 치료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급속히 악화돼 사망할 수 있다.



▶감기로 오해할 수도…예방은?=전문의의 말에 따르면 고 황수관 박사의 경우 갑자기 병원에 입원했다고 하지만 1~2주 전부터 열이 나고 몸이 떨리는 등의 증상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감기 비슷한 증상이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을 수도 있다.

패혈증 위험을 피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다. 또 고열이 나기 시작한다면 재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당뇨, 만성 심부전, 신부전 등이 있으면 세균 감염 속도가 빠르므로 더욱 신경써야 한다.

기초 면역력을 올리기 위해 운동을 하고 손씻기, 음식물 조리 등 위생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는 습관도 필요하다.

A형간염·파상풍·폐렴구균 등에 대한 백신을 맞아 이들 균에 대한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매년 3만5000~4만명의 패혈증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j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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