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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수, 피트니스 첫 세계 제패...명품연기로 전세계 주목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피트니스요? 몸으로 보여주는 종합예술이죠. 저더러 피트니스계의 김연아·손연재 선수라고 해요.”

한국인 최초로 피트니스 세계 대회를 연속 제패한 선수가 등장해 화제다. 주인공은 1990년대 말 스포츠에어로빅 국가대표를 지낸 정상수(35) 씨.

정상수 씨는 지난 1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머슬매니아 피트니스 아메리카 위크엔드’ 피트니스 부문에서 우승한 데 이어 12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월드 보디빌딩 앤드 피지크 스포츠 챔피언십’(WBPF)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국제대회 우승도 한국인 최초이며, 당연히 2개 대회 연속 제패도 처음이다.

정 씨가 출전하는 종목은 보디빌딩에 예술성을 가미한 ‘피트니스’다.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머슬매니아 대회는, 보디빌딩처럼 근육을 크고 아름답게 만드는 머슬 종목 뿐 아니라 섹시하고 아름다운 바디라인을 선발하는 피규어나 비키니, 신체적인 밸런스와 반듯한 체형을 선발기준으로 삼는 스포츠 모델 종목, 그리고 피트니스 등 5개 부문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정씨는 이 가운데 음악에 맞춰 근육과 밸런스, 안무, 표현, 의상, 리듬감 등 종합예술을 선보이는 피트니스 종목에 참가했다. 


정상수 씨는 첫 우승을 차지한 머슬매니아대회서 ‘오페라의 유령’을 모티브로 균형잡힌 근육과 덤블링, 점프, 음악, 안무, 표정연기 등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외국 심사위원과 경쟁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들이 더욱 놀라는 것은 정씨가 피트니스에 입문한 게 이제 겨우 6개월 밖에 안됐다는 사실이다.

정 씨는 사실 스포츠에어로빅 국가대표 출신이다. 1999년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대회와 8월 아디다스컵 국제대회 3인조 은메달을 따낼 만큼 국제무대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지난 2000년 4년 간의 대표 생활을 접고 스포츠센터 트레이너로 전업했고 지금은 커피전문점(할리스커피 아시아선수촌점)을 운영하면서 예전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그러던 중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머슬 매니아 세계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출전을 결심했다. 그에게도 물론 피트니스는 생소한 종목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근육만을 쇼잉하는 것이 아니라 안무와 표정연기, 유연성까지 선보인다는 점에서 스포츠에어로빅 국가대표까지 지낸 그에겐 더없이 안성맞춤인 종목이었다.

그의 재능은 금세 두드러졌다. 닭가슴살과 고구마, 야채 등만을 섭취하는 식이조절부터 시작하며 준비한 끝에 5개월 만에 열린 피트니스 국가대표선발전에서 600명 출전자 가운데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아무도 예상치 못한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제 막 세계무대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만 정씨는 여전히 고민이 많다. 실력으로는 세계 톱클래스 수준에 올랐지만 이를 꾸준히 이어갈 만한 환경과 여건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훈련에만 전념해도 어려운 상황인데 생업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힘에 부치는 부분이 많다. 훈련비는 물론 이번 국제대회 출전도 모두 자비로 충당했다. 이제 막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모으고 시장도 커지기 시작해서 좋은 후배선수를 키우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다.

정상수 씨는 “아직 국내에서는 피트니스가 대중적이지 않지만 건강과 체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며 “정적인 보디빌딩에 비해 쇼적인 요소가 많아 ‘슈퍼스타K’나 ‘K팝스타’ 처럼 대중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급성장할 가능성도 많다”며 피트니스 종목의 장밋빛 미래를 자신했다.

정상수 씨는 이어 “이제 막 세계 피트니스 무대가 한국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좀더 관심을 가져주시면 머지않아 대중화가 가능하리라 본다. 나 역시 후배들을 키우고 저변확대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며 많은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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