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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이 끝난 듯한 상실감…폐경기 우울증, 시간이 약이다
한국여성 평균 폐경연령 49.7세
안면홍조·야간발한·수면장애 등
에스트로겐 감소로 신체적 변화
호르몬 치료로 충분히 조절 가능
우울증은 폐경기 끝나면 사라져



여성에게 폐경은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다. 그렇지만 누구나 겪는다고 해서 모두가 아무렇지 않을 순 없다. 폐경이 곧 노화의 시작을 알리는 증명서처럼 여겨지는 중년 여성은 호르몬 변화 등으로 인한 육체적 변화는 물론 정신적 충격에도 시달린다. 대한폐경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폐경 연령은 49.7세로, 평균 수명이 83.8세인 점을 감안하면 폐경 이후 약 30년을 살게 된다. 때문에 폐경을 여성성의 사망선고처럼 여기던 과거 인식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행복 문구는 지금 전체 여성 가운데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폐경 여성들에게 꼭 들어맞는다.

▶폐경이란=폐경은 난소기능 상실로 월경이 더는 일어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약 1년 정도 생리가 지속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때 후향적으로 폐경임을 진단한다. 폐경 전엔 난소기능이 떨어지면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량이 감소하게 된다. 이로 인해 월경 주기가 불규칙해지고 월경량의 변화가 나타난다. 폐경은 점진적으로 진행되는데 생리가 완전히 없어지는 약 1년까지의 시기를 흔히 갱년기라 부른다. 그러나 약 10%의 여성은 수술로 난소를 제거하는 등의 원인으로 월경이 갑작스럽게 중단되기도 한다.


▶폐경기 우울증은 다르다=폐경기 여성은 에스트로겐 감소로 안면 홍조, 야간 발한, 어지럼증 같은 증상을 겪는다. 그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이 안면 홍조다. 약 75%의 여성이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진 안면 홍조는 얼굴이 화끈거리는 증상 외에도 갑작스럽게 머리나 목ㆍ가슴 부위 피부에도 홍조 현상이 나타나며 몸 전체에서 열이 나는 느낌을 받는다. 대부분은 폐경이 지난 뒤 시작돼 1~2년이 지나면 없어지지만 30~50% 이상의 여성은 5년 이상 계속되기도 한다.

또 심리적으로 큰 변화를 겪으면서 감정적 스트레스를 유발해 불안증, 우울증, 수면장애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우울증이 대표적인데, 폐경기 여성의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과는 조금 다르다. 우울한 감정은 유발하지만 지속적이거나 강하지는 않다. 즉 폐경기간이 경과하면 없어지는 것이다. 이 시기는 대부분의 여성이 아이들과 남편의 영향권에서 벗어난다는 생각에 공허감과 상실감이 형성돼 우울증이 더 심해지게 된다.

폐경 후 여성의 30~50%정도는 성적기능에 장애를 경험하기도 한다. 에스트로겐 감소로 질이 얇아지고 건조해지기도 한다. 또 질분비물이 줄어들어 성교통이 나타나거나 성욕이 감소해 부부생활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요실금과 배뇨장애도 초래하고 근골격계 통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폐경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더욱 악화되는데, 폐경 후 15~20년이 지나면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폐경은 여성의 자연스러운 신체 변화로, 긍정적인 태도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정혜원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중년 여성과 폐경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폐경 후에도 젊게 사는 방법=여성에게 폐경은 또 다른 인생의 출발점이다. 폐경을 자연스러운 과정, 누구나 겪는 몸의 변화로 이해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단순히 여성성의 상실로만 받아들이면 좌절감과 무기력증에 빠지기 쉽다. 특히 폐경은 개인차가 심하므로 여성 개개인의 마음 자세와 대처가 중요하다.

명심해야 할 것은 폐경은 자연적인 현상으로, 이들 증상을 치료하지 않는다고 신체적 질병이 유발되는 것은 아니란 것이다. 안면 홍조와 가슴 두근거림 등은 개인에 따라 정도와 나타나는 기간이 다르다. 반면 폐경기 여성의 절반 이상은 신경과민,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등 증상을 보인다. 이들 증상은 현대의학의 발전으로 호르몬 치료로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다. 즉 개인이 자신의 증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면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호르몬도 엄연히 약인 만큼 개인이 무분별하게 사용했다간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도움말=대한폐경학회, 이대목동병원]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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