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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 때문에…” 트리플 고민에 빠진 정부,
[헤럴드경제=윤정식 기자]위조 인증 부품 사용으로 영광 5, 6호기가 중단된 가운데 영광 3호기의 제어봉 균열 발견까지 터져나왔다. 당장 올겨울을 어떻게 넘길지 원전ㆍ전력 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내년에 들어설 새 정부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원전을 줄이면서도 전력난을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12일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울사무소에 ‘원전운영 종합상황실’을 설치하고 전 임직원이 주말ㆍ휴일에 관계없이 출근하는 상황. 하지만 어디서부터 손을 봐야할 지도 모르겠는 총체적 난국이다.

한수원의 고민은 세가지로 압축된다. 첫번째는 안 그래도 전력 운용이 힘든 올 겨울을 무너진 원전 관리 체제로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지다. 전력업계는 올 겨울 지역마다 돌아가면서 강제 정전을 시키는 이른바 ‘순환 정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국내 총 전력설비 규모는 8147만㎾지만 겨울 최대 전력피크는 이번 여름(7429만㎾) 대비 400만㎾가 늘어난 7800만㎾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든 발전소가 풀가동해도 350만㎾의 예비전력에서 위험한 저울질을 해야한다.

▲고리 원자력발전소 전경

일단 지난 9월부터 계획예방 정비로 멈춰 서있던 고리 3호기가 곧 재가동될 예정이고 울진 6호기 역시 이달말 예방정비가 끝나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영광 5호기도 내달 초에는 새 부품으로 재가동 될 예정이다. 하지만 영광3, 6호기는 올 겨울 전력피크시즌인 1월에도 재가동이 의문인 상황이다. 한 두 곳만 더 고장이 발생하면 수치상 불균형이 발생할 태세다.

두번째 고민은 지금의 상황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대권을 노리는 빅3 후보들은 모두 원전을 늘리기보다는 유지 혹은 축소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현재 건설중인 원전들조차 공사를 중단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건설중인 원전은 신월성 2호기와 신고리 3ㆍ4호기, 신울진1ㆍ2호기이고 신고리5ㆍ6호기와 신울진3ㆍ4호기는 건설 준비단계다.

하지만 전력당국은 후보들의 공약에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원전을 줄이겠다고만 했을 뿐 대체 에너지에 대한 구체화된 공약이 없기 때문. 한 전력당국 관계자는 “사회당 출신인 프랑스의 고 미테랑 전 대통령은 선거 때 원전 폐쇄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당선 이후 에너지주권 강화를 이유로 프랑스 역사상 원전 건설에 가장 적극적인 대통령이 됐다”며 “지금의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세번째는 원전 고장 관련 소식들을 어디까지 공개할지다. 특히 영광 3호기의 제어봉 균열 건의 경우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관련 당국들이 모든 대처를 매뉴얼대로 했다. 균열이 원전 가동중 발견된 것이 아니라 이를 대중에 공개할 의무가 없었던 것이다.

원전 당국은 특히나 지난해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불안해하는 국민정서를 생각해 비공개 조치를 강화해야할지, 오히려 적극 공개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에 빠졌다.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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