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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대 역할은 나만의 브랜드…지금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
뮤지컬‘ 영웅’서 링링役으로 매력발산 송상은
무대 아래 송상은(21)은 무대 위 16세의 송상은 그대로다. 고등학생 같은 어린 얼굴에 소녀 같은 이미지, 앳된 목소리, 평소 모습 그대로가 무대 위 모습이었고 그간 송상은만이 구축해온 배우로서의 이미지다.

뮤지컬 ‘영웅’ 공연이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던 지난달 30일, 안중근의 어린 연인 16세 링링 역으로 자신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하고 있는 그를 블루스퀘어에서 만났다.

유난히 첫 공연들이 인상에 깊었던 듯, 그는 ‘영웅’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을 먼저 이야기했다.

“2009년 초연 때 맨 첫 공연을 봤어요. 저 역할(링링)을 내가 하면 진짜 좋겠다고 생각했죠.”

16살 이수빈과 함께 링링 역에 캐스팅됐다. 그는 “수빈이에게 감성이나 행동, 생각을 많이 배웠다”고 했다. 그래도 배우로서 욕심은 있는 법. 그는 “아무래도 제가 나이가 더 많으니까, 나이 많은 안중근과의 러브라인, 그런 게 조금 더 나아야 하지 않을까요, 저도 성인인데…”라며 링링의 여리고 당찬 느낌을 자신의 강점으로 잘 살리려 했다.


그동안 출연한 작품 ‘스프링어웨이크닝’부터 ‘넌센세이션’ ‘블랙메리포핀스’ ‘번지점프를 하다’ ‘영웅’까지 그가 맡은 역할은 여리고 청순한 어린 10대 역. 그가 구축한 본인만의 브랜드다. 연기의 폭이 좁아지지만 나이 들어 할 수 없는 소중한 기회다. “처음 시작이 소녀 역이었고 학교에서도 소녀 역을 많이 했거든요.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이고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는 거 같아요.”

송상은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배우 송영창)를 따라 뮤지컬을 자주 접했다. 6세 때 아버지가 연기한 ‘브로드웨이 42번가’ 비디오를 100번 넘게 보고 가족 앞에서 혼자서 전막을 춤추고 노래 부를 수 있을 정도였다. 중학교 때부턴 밴드생활을 했다. 그는 2010 MBC대학가요제 동상 수상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에 진학하고 뮤지컬을 하겠다고 하자 아버지는 “할래? 진짜 힘들어”라고만 말했다. 아버지와 함께 2011년 ‘스프링어웨이크닝’으로 데뷔, 그해 한국뮤지컬대상 신인상을 수상하고 연달아 네 작품을 하며 데뷔 이후 쉼없이 달려왔다. 그는 “데뷔하고 일주일도 못 쉬었어요. ‘영웅’이 끝나면 이젠 좀 쉬려고요.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해서 혼자서도 잘 다녀요”라고 했다.

송상은은 고민이 많다. 작품도 계속하고 싶지만 학교도 마쳐야 한다. 자신이 구축한 이미지도 고민. 그는 “소녀역을 하다 성인으로 쉽게 넘어가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계셨는지 저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많은 분들이 걱정해 주신다”며 “저만의 길을 열심히 찾아봐야죠”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부족했던 점도 많이 느껴졌다. 그는 쉬는 동안 노래, 연기, 춤 등 부족한 부분을 좀 더 채울 예정이다.

배우가 아니었다면 유치원 교사를 했을 거라는 그. 누군가의 앞에서 노래 부르고 율동하는 건 놓칠 수 없나보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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