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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풍 구경 갔다왔더니 온 몸이 욱신욱신.. 파스 한 장으로 해결하려하지 말고 대상포진 의심해봐야
단풍이 절정에 다다르면서 산마다 가을 산행을 즐기는 인파로 북적인다. 평소 즐겨 산을 찾던 이들은 물론 도통 운동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붉게 물든 산을 보면 마음이 설레기 마련이다. 그러나 평소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 갑작스럽게 등산을 하게 되면 몸에 무리가 가기 마련이다. 산을 다녀오면 몸 여기저기가 쑤시고 아프기 일쑤인데 일반적으로 단순 근육통이나 피로라 생각하고 파스를 붙이고 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파스를 붙여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몸의 일부만 계속 아프면서 점점 심해진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해야 한다. 또 가뜩이나 일교차가 심한 가을에 더욱 변덕을 부리는 산 속 날씨는 면역력을 약화시켜 대상포진 위험을 높인다.


▶대상포진, 면역력 저하된 50대 여성 노린다 = 대상포진은 수두를 일으킨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가 몸 속 신경절을 타고 잠복하고 있다가 면역력이 저하됐을 때 말썽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과거 수두를 앓은 적이 있다면 누구나 대상포진에 걸릴 수 있다.

면역력이 저하되면 피부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활성화되면서 특히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무리한 업무나 여행, 평소 하지 않던 과격한 운동 등 피로가 쌓이면 잘 생긴다.

대상포진은 특히 50대 이상 여성에게서 급증하는데, 폐경과 운동부족 등으로 이미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상포진 환자 4명 중 1명은 50대 여성일 정도다.

대상포진은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할 수 있어 평소 통증과 함께 피부에 수포가 생기는지를 섬세하게 관찰해야 한다.

▶가벼운 몸살, 근육통으로 오인했다간 병원 신세 = 대상포진은 발병 후엔 매우 심한 통증을 느끼지만 본격적인 수포발진이 나타나기 전인 초기에는 근육통이나 감기 증상과 비슷하다. 때문에 가을 단풍철 산행 후 근육통이 생기거나 환절기 감기가 유행할 때 초기 대상포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수포가 올라오기 전까진 대상포진 확진이 어렵다. 또 통증은 수포발진이 나타나기 4~5일 전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인이 갑작스러운 통증의 원인으로 대상포진을 의심하기 어려운 이유다. 특히 통증 부위가 가슴, 배, 등, 허리, 머리, 얼굴 등 다양한 부위에서 나타나 산행 후 오는 단순 근육통이나 감기로 오인하기 쉽다.

대상포진으로 인한 통증을 근육통으로 오인해 파스를 붙이면 대상포진 수포를 가려 초기 진료를 놓칠 수 있다. 설사 피부에 이상을 발견하더라도 파스로 인한 부작용인 것으로 착각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만약 통증이 나타난 뒤 띠 모양의 물집이 생기고 통증이 심해진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대상포진으로 인한 통증은 매우 다양한데, 흔히 ‘쑤시고 아픈 증상’, ‘감기처럼 열이 나고 무거운 느낌’을 호소한다. 이 외에도 ‘찬물을 끼얹는 느낌’,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등 감각이상을 느끼기도 한다. 이 같은 통증이나 이상 감각은 증상이나 정도가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정기양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대상포진으로 인한 통증에 파스를 붙이고는 파스 후유증으로 오인해 피부과를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몸의 한쪽에 통증이 있는 경우, 수포가 올라오지 않는지 자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미리미리 백신 접종해야 = 대상포진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증상이 악화돼 입원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한 통증에 시달릴 수 있다. 반면 초기에 치료를 잘 받으면 통증이 약하게 지나가거나 합병증이 남는 빈도도 줄 수 있다.

대상포진은 ‘포진 후 신경통’(Postherpetic NeuralgiaㆍPHN)이라는 심각한 합병증을 남길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포진 후 신경통은 환자의 10~18%정도가 경험하는데 화끈거리거나 쑤시고 찌르는 듯한 통증을 가져온다. 이런 증상은 나이가 들수록 더 심해지는데 60세 이상 대상포진 환자의 절반은 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대상포진은 초기 대처가 어렵고 치료도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단연 예방백신 접종이다. 대상포진 예방접종 1회만으로 약 70%의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60세 이상에게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캐나다, 영국도 접종 중이다. 

정 교수는 “대상포진은 통증이나 합병증이 심각한 만큼 평소 면역력을 강화할 수 있는 생활관리와 함께 50대 이상이라면 미리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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