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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독도침공?
물고 물리는 영토분쟁속 日 극우파 전쟁시나리오 다시 주목
“도쿠도눈 이루본 탕이무니다.(독도는 일본 땅입니다.)” 태풍이 지나간 다음 날, 일본 극우단체 청년들이 독도에 상륙해 어눌한 한국말로 영유권을 주장한 사건은 양국의 달아오른 민족감정에 불을 댕기기에 충분했다. 이들의 호송을 둘러싸고 한국 해경 경비구난함들과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함정들의 대치, 그리고 경고사격까지 단행하는 사태를 불러왔다. 사실 이 청년들은 자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일본 해상보안청의 각본대로 움직이는 미끼에 불과했다.

경고사격 소식에 한국과 일본 함정들이 독도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일본을 예의주시하고 있던 까닭에 한국 해군함정 1함대와 5전단 20여 척이 먼저 도착했다. 곧이어 일본 전투함정 14척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발 늦게 도착한 일본 해상자위대는 한국 해군과 충돌을 불사하며 밀어붙였다. 척수는 많지만, 함정의 규모가 작은 우리나라 1함대 함정들은 밀리고 밀린 끝에 독도 밖 4km까지 밀려났다. 한국 해군은 어쩔 수 없이 해상자위대 함정들에 경고사격 1발을 가했다. 순간 일본 해상자위대 사령 얼굴에는 회심의 미소가 번졌다. 바로 이때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일본 이지스 방공호위함에서 127mm 함포가 우리나라 1함대 기함인 광개토대왕함의 함교를 직격했다. 이렇게 한국과 일본의 해전은 시작됐고, 대한해협은 한ㆍ일 해군의 격전지로 불타올랐다.

이는 군사전문 작가 김경진 씨가 국내 한 월간지에 실은 한ㆍ일 독도 전쟁 시나리오 일부를 요약, 발췌한 것이다. 몇 년 전에 기술한 시나리오이지만, 최근 독도를 둘러싼 한ㆍ일 간의 갈등,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ㆍ일 간 마찰이 언제든지 전쟁 상황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쟁은 예측하기 어려운 사건을 계기로 일어난다. 1914년 6월 28일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에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왕위 후계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을 저격한 한 발의 총성이 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될지는 누구도 몰랐다. 하지만 이 사건 한 달 후 정치적ㆍ군사적으로 복마전에 있던 당시 유럽 강국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전쟁에 뛰어들었다.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독일과 이를 견제하려는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의 역학관계는 1차 세계대전의 기폭제가 된 것이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의 정치적ㆍ군사적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각국의 정치적인 이해 속에 독도를 둘러싼 한ㆍ일 감정이 격화되는 것은 물론 동중국해상에 위치한 댜오위다오를 놓고 중ㆍ일 대립이 군사적 위협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쿠릴열도의 남쿠릴 4개 섬을 놓고서는 러시아와 일본이 대립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어느 한 곳이라도 도화선이 될 경우 우리나라는 지정학상 전쟁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영토 분쟁은 동북아 지역의 신(新)군비경쟁을 불러오고 있다. 중국의 항공모함 배치, 일본의 잠수함 전력 확대, 우리나라의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 등 새로운 전략무기를 장착하기 위한 작업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최근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보고에 따르면 중국 일본 인도 한국 대만 등 5개국의 국방비 지출 총액은 지난해 2240억달러로 2000년에 비해 거의 2배 늘었다.

이런 군비 경쟁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이 없지 않다. 하지만 국방력은 국가를 지키는 가장 기본이 되는 힘이다. 전 세계 외교 무대에서도 국방력이 강한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의 힘의 기울기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오는 2015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앞두고 자주국방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동북아에 나타나고 있는 신군비경쟁과 우리나라 국방력의 현주소, 현재와 미래의 전략신무기 등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박도제 기자>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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