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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의 틀을 깨면 창조가 보인다
생각의 본질은 새로움
퇴화 막으려면 오감 자극
이성·감성 예리하게 연마해야
교육전문가 조병학·이소영
삽화 곁들인 한편의 우화로
창조성 얻는 해법 제시


오래 전, 네브래스카 평원은 늑대와 독수리 코요테 까마귀 늑대의 낙원이었다. 각자의 영역을 지키며 나름의 평화로운 시절을 보내고 있던 그들에게 어느 날 불행이 찾아왔다. 유럽에서 건너온 이주민들이 평원의 늑대를 없애기 위해 독약을 마구 뿌려댄 게 불행의 시작이었다. 동물들이 차례로 죽어나갔다. 선택은 하나. 평원을 버리고 숲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평원을 버리고 숲으로 들어온 이후 독수리들은 사람과 맞서기 위해 현명해지는 길을 찾는다. 수백년 동안 자신들의 지혜를 형제와 자식들에게 전수해 나간 것이다.

교육학자 조병학, 이소영 씨가 지은 ‘브릴리언트’(인사이트)는 독수리들이 살아남기 위해, 더 잘 살기 위해 어떻게 창조성을 키워나갔는지 한편의 긴 우화로 들려준다.

저자들은 우선 생각의 생김새부터 살핀다. 생각의 본질을 새로움으로 파악한다. 생각이 새로움을 찾거나 발견하지 못하면 곧 바로 퇴화하고 만다. 새롭지 않은 것들에 생래적으로 우리는 무디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로움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들은 감각과 이성, 감성을 예민하고 예리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중 일차적인 노력으로 쉽게 최고의 상태로 만들 수 있는 것이 감각이다. 세상을 보고 느끼는 오감을 예민한 상태로 만들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 듣지 못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저자들은 감각과 이성, 감성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쉽게 풀어간다. 감각은 이성과 감성을 깨우지만 모든 감각의 신호가 이성과 감성에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이성과 감성은 과거의 경험과 학습의 감옥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롭지 않은 것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이성과 감성에 다다르기 전에 과거의 경험과 학습의 잣대에 편집되는 것이다. 생존에 도움이 되는지 위협인지, 과거에 판단이 한번 내려진 것에는 무심하게 반응하게 된다.
 
“오감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오감을 모두 사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고, 이것을 이성으로 해석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또한 감성의 해석과 교류함으로써 인식된 세계의 미묘한 차이까지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본문 중)

이런 감각의 무감각 상태를 깰 수 있는 게 이성과 감성이다. 여기에 아이러니가 있다. 이성과 감성을 자극해야 할 임무를 감각이 떠맡고 있다는 말이다. 저자들은 이성과 감성이 생각의 감옥에서 뛰쳐나오도록 하는 것을 창조성의 발현으로 본다. 그런데 외부의 자극, 감각으로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경천동지할 새로운 게 아니면 근처에도 못간다. 그렇다면 안에서 스스로 탈출하는 방법을 시도해 볼 만하다. 저자의 아이디어는 여기에 있다. 즉 갇힌 이성과 감성을 더 예리한 도구로 만드는 일이다. 그렇게 연마된 이성과 감성은 들어오는 감각을 검열하지 않도록 명령할 수 있다. 그 결과 이성과 감성, 감각은 더 예리하고 예민하며 섬세해진다는 얘기다.

뇌와 심리학의 화두인 인간의 창조성이 발현되는 구조와 원천, 생각의 생김새를 선명하고 단순하게 보여준다는 데 이 책의 미덕이 있다. 숨은 진실을 보는 방법, 왜 창조적인 생각을 해야 하는지를 행복과 실존으로 연결시키는 등 만만치 않은 주제의 폭에도 불구하고 명쾌한 답변은 저자들의 내공을 보여준다. 특히 아름다운 삽화가 곁들인 명작 동화 같은 이야기와 책 스타일도 쉽게 읽히는 데 한몫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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