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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기자의G세상 돋보기(#114)]‘○○ 옆 대나무숲’바람
‘○○ 옆 대나무숲’계정이 트위터를 달구고 있다. ‘○○ 옆 대나무숲’은 사회적 약자들이 익명 아래 억울한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다. 동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속 신하가 임금님의 비밀을 외쳤던 대나무숲을 인터넷 공간에 옮겨놓은 것이 시작이다. ‘대나무숲’의 시초는 지난 12일 만들어진 ‘출판사 옆 대나무숲(@bamboo97889)’이다.

이전까지 출판업계 내부 고발 역할을 하던 ‘출판사X(@excfex)’계정이 폐지되면서 새로운 내부고발의 장으로‘출판사 옆 대나무숲’이 생겨났다. 이 계정은 2일 만에 팔로워 3천 명을 모으며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어 ‘신문사 옆 대나무숲(@paperbamboo)’, ‘촬영장 옆 대나무숲(@bamboo2412365)’, ‘백수 대나무숲(@Bamboo_0913)’, ‘방송사 옆 대나무숲(@bamboo150600)’, ‘디자인회사 옆 대나무숲(@bamboo20120913)’, ‘IT회사 옆 대나무숲(@bamboo1905)’등 직종별로 대나무숲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실제 IT회사 옆 대나무숲에는 “코딱지만한 회사에서도 정치하는 거 보면 웃긴다”, “우리 회사 모 이사 프로젝트 진행비용으로 룸가서 진행비 써버려서 프로젝트 기간동안 회식한번못함 ㅋㅋ 자기는 다음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서라고 합리화하지만 프로젝트는 결국 수주못한게 함정”, “이직 이직하는데 게임업계는 이직 할 곳도 없어요. 제일 큰 N이 다 해 처먹어서 옮길 회사가 없음. 나머지 N들은 구조조정이다 매출감소다 뭐다 난리고…. 중소회사는 안 다니느니만 못함”등의 하소연까지 등장했다.

모두가 익명의 글이다. 익명성은 인터넷 상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보장하는 기본 특성이자 원칙이다. 최근 인터넷 실명제가 위헌이라는 판결도 있었다. 하지만 익명성과 비대면성(非對面性)은 인터넷이 가진 양날의 칼이다. 한번 나쁜 마음을 먹으면 얼마든지 악의적인 글을 올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 사용자는 “대나무숲 계정을 몇 개 팔로잉해보니 오히려 더 많은 걱정과 불만이 생겼다"며 "스스로 자제하지 않는다면 걸어오는 싸움 때문에 자정능력을 잃을 것 같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감시와 통제의 그늘 속에 속박 받던 이들에게 대나무숲은 충격적일 정도의 경이로운 일이다.

그러나 상대방을 모함, 비방하고 근거 없는 루머를 퍼뜨리는 데 악용 된다면, 자유로운 발언 수단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야 할 대나무숲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그 안에서도 인권은 있고 지켜야 할 예절은 존재한다.


데일리노컷뉴스 지봉철 기자 gam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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