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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림걸즈 꿈꾸는 드립걸즈, “옹달샘보단 잘 돼야죠”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대학로 개그쇼에 여성 희극인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과거 KBS개그콘서트 ‘분장실의 강선생님’의 영광의 주역들인 안영미, 강유미, 정경미, 김경아가 다시 뭉쳐 TV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애드립을 아낌없이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오는 9월 부터 두 달 동안 코믹컬 ‘드립걸즈’를 선보이는 이들은 기존에 어필된 독특한 인물상을 그대로 살려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의 ‘옹달샘쇼’, 컬투의 ‘홀랑적쇼’에 이어 또 한 차례 개그쇼의 바람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20일 서울 합정동의 단출한 연습실에서 이뤄졌던 정경미, 김경아 ‘경경커플’과의 만남은 개그 프로그램의 한 코너를 감상하듯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시간이었다.

개그우먼들이 단독으로 대학로에서 공연을 펼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경미는 “공연장에서는 TV에서 느낄 수 없는 매력을 느낄 수 있고 개그맨이라면 누구나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고 싶은 것이 꿈일 것”이라고 했고 김경아는 “TV에서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을 공연을 통해 보여주고 NG가 허용되지 않는 무대에서의 경험과 두 달간의 공연 기간이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안영미, 강유미, 정경미, 김경아는 모두 대학로 공연을 꿈꾸고 있었다. 하지만 시작하는 방법을 몰랐고 홍보나 프로듀싱 등에 대해 잘 몰랐지만 기회가 좋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네 사람은 1회 공연이 매진되면 비키니를 입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김경아는 걱정스런 눈빛으로 “내심 1회는 무조건 매진되겠다 싶어 요즘 인터넷에서 비키니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경미는 “배우 입장에서 안입겠다고 하는 것도 이상하니 이왕 입는 거 공약을 지키겠다”고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했다.



네 사람은 지난 6월부터 공연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7월 부터 연습에 들어간 이들은 서로간의 호흡도 호흡이지만 연기, 아이디어가 뛰어난 안영미와 강유미, 대본으로 정리를 잘 하는 극작과 출신의 김경아, 홍명보의 형님 리더십이 아닌 누님 리더십으로 팀을 이끈 정경미가 있어 훌륭한 팀워크를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팀워크가 잘 발휘된 것이 공교롭게도 개콘 ‘분장실의 강선생님’이었다.

세 달에 가까운 연습기간 중심이 된 건 정경미다. 연습하면서도 안영미는 가만 있다가 독한 멘트를 날리고, 강유미는 자꾸 이쁜이라고 불러달라고 하고, 연습하는데 손톱 예쁘다고 하고 김경아는 애엄마지만 철이 없다. 그래도 연습실엔 항상 리더십 강한 정경미가 있었다. 얘기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김경아는 장난삼아 “13~14살 집중력이에요”라며 말을 던진다.

그렇게 끈끈한 팀워크를 이어간 것이 TV스크린 밖 ‘드립걸즈’다. 코미디와 뮤지컬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 코믹컬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낸 ‘드립걸즈’는 뮤지컬처럼 공연이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지진 않지만 여러개의 에피소드 속에 노래와 춤, 연기가 녹아들어 있다.

여성 4명이 이끌어가는 공연이라 자칫 여성을 위한 공연이 될 법도 하지만 남성의 입장에서 남자처럼 살아보자며 웃음을 자아내는 부분도 있다.

“첫회와 마지막회 대본이 다를 것 같다”는 정경미는 “연애는 짧게, 빨리빨리 만나서 시집가라는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했다.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7년 간의 연애경험이 주는 메시지는 한결같을 것이라는 말이다.

우려되는 건 수위조절. ‘드립걸즈’는 15세 이상 관람가 공연이지만 수위조절이 조금 어렵다. 김경아는 “전체적인 큐시트 상의 내용은 15세 이상이 맞고 안영미씨가 도중에 과한 애드립만 안한다면 15세가 될 텐데 그렇다고 자칫 오버하면 19세가 될 거 같다”고 우려아닌 우려를 했다.

김경아가 “관객 구성을 보고 그날그날 맞춤형 공연을 하겠다”고 해, 중학생이 몰래 숨어있으면 어쩌냐고 물었더니 정경미는 “공연이 끝나면 그 아이는 멘붕(멘탈붕괴) 상태로 나가서 자칫하면 어른이 되어서 나갈 것”이라고 농담을 받아쳤다.

관객들에게 더 큰 재미를 주기위해 꽁트는 오히려 연습을 더 안할까도 생각한다. 두 사람은 “똑같은 대사를 자꾸 하다보면 감도 떨어지고 연기하는 저희도 재미가 없어져서 오히려 호흡을 맞추고 몸동작 맞추는 부분을 더 연습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동료, 선후배들의 연이은 개그쇼 행진으로 조금 부담도 있는가보다. “그래도 옹달샘, 그들의 공연보단 잘 돼야죠. 그들은 이겨야 합니다”라고 재치있게 답한 정경미는 “옹달샘을 이기고 컬투쇼를 따라가고 둘이 쌍벽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경아도 “독자적인 노선을 개척해야죠”라며 또 한마디 거든다.

안영미, 강유미, 정경미, 김경아의 ‘드립걸즈’는 다음달 2일부터 10월28일까지 서울 대학로 컬처스페이스 엔유에서 공연된다. ygmoon@heraldcorp.com


사진제공=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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