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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시탈' 박기웅의 재발견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 KBS 수목극 ‘각시탈'은 식민 시대의 아픔을 간직한 이강토를 맡고 있는 주원의 연기도 좋지만 박기웅을 재발견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추노'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였던 박기웅은 그때만 해도 중간에 투입되는 바람에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각시탈'에서는 일본인이면서도 조선에 남다른 애정을 느끼고 있는 ‘기무라 슌지’를 잘 소화하고 있다.

슌지는 매우 어려운 캐릭터다. 사랑하는 여인 ‘오목단(진세연)’을 사이에 두고 우정을 나눈 이강토와 경쟁하면서 사랑과 집착을 동시에 보여주며, 일본 보수파 키쇼카이의 조선 거점 역할을 하다 종로경찰서장에서 파직된 기무라 타로의 아들로 각시탈을 비롯한 조선의 독립운동가들을 잡아야 하는 악역이다.



박기웅은 이 복잡다단한 캐릭터를 분석하는 능력은 물론이고 이를 체화하는 디테일이 매우 뛰어나다. 내적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목소리 톤이나 눈빛, 표정 등에서 매우 섬세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원래 목소리가 좋은데, 상황마다 이를 미세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각시탈'은 멜로라인의 과정이 별로 매력이 없다보니 목단이 자신을 위기에서 자주 구해준 각시탈이 어릴 때 칼을 징표로 주고 헤어진 도련님이란 사실을 공개했는데도 분위기가 별로 고조되지 못하고 있다.

대신 주원과 박기웅의 대립은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곱상한 외모에서 나오는 부드럽고 마음씨 고운 선생님에서 매서운 눈초리를 지닌 괴물로 변해가는 모습을 능숙하게 소화하는 박기웅의 연기는 시청자를 몰입시키고 있다. 악역이지만 자칫 친구와 여자를 모두 잃을 처지에 있는 슌지가 보여줄 매력은 아직 남아있다. 우리는 수요일과 목요일 밤 리모콘만 들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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