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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유로존에 다시 먹장구름, 지금 우리는?
유로존 위기가 다시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유로존에 자금 수혈을 맡고 있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엊그제 최후 보루 격인 독일을 포함,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에 같은 조치를 내린 직후였다. 스페인의 전면 구제금융설과 그리스의 국가부도설이 더 굳어지고 이탈리아는 나폴리 등 지방도시 연쇄파산 위기에 떨고 있다. 미국 경기도 추가 부양책을 낼 정도로 다시 불안해지고 있다. 중국마저 성장률 마지노선인 8%대를 밑돌고 있다.

이러니 당장 수출이 문제다. 위기에도 효자였던 IT와 자동차마저 휘청거린다. 유럽 시장은 물론 중국마저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중국의 저성장은 우리 수출전선에 치명타다. 중소기업의 수출 부진은 더 심각하다. 게다가 극심한 가뭄 등으로 2008년 글로벌 곡물파동이 재연될 조짐이다. 이미 밀ㆍ콩 등 주요 곡물 가격이 40%나 폭등하고 재고도 바닥이다. 곡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즉 애그플레이션 징후가 뚜렷하다. 대부분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 입장에선 장바구니 물가가 또 걱정이다.

불안의 그림자가 짙어지자 한국경제연구원은 국가부채와 부동산 경기 침체, 지방재정 위기, 특히 과도한 복지정책 등이 스페인과 너무 흡사하다며 지방재정 건전성 제고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스페인 형의 재정 위기가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상저하고(上低下高)라던 경기예측도 빗나갈 것 같다. 돈을 푸는데도 시중엔 돈이 없다. 이른바 ‘돈맥경화’다. 금리인하 약발도 먹히질 않는다. 미래가 불안하니 개인은 지갑을 닫고 기업은 투자를 못한다. 뒤늦게 대통령까지 나서 내수 진작을 위한 끝장토론까지 벌여도 뾰족한 방안이 없다. 글로벌 침체에는 백약이 무효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치권은 연일 비현실적인 처방에 몰두한다. 이번에는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를 근절하겠다며 공정거래법 개정 방침을 정했다. 분명 잘잘못을 가릴 사안이나 위기 속에 당장 기업 목줄을 잡아 흔들 일은 아니다. 위기 극복할 시간과 힘을 낭비하지 말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의 말을 진심으로 믿기 바란다.

이대로라면 대선 후가 문제다. 과연 장밋빛 공약을 차질 없이 수행해낼 수 있을지부터 걱정이다. 미안하지만 누가 대권을 잡든 ‘병든 경제’ 수발이 1차적 과업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저성장 기조에, 재정 고갈에, 성장엔진마저 앞다퉈 꺼버린 대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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