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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만 프로듀서와 13년 호흡’…김영민 대표이사가 본 SM
[헤럴드경제= 장연주 기자]“개인적으로는 소름이 끼친다. 10여년 전에 이미 세계 진출 계획을 세우고, 아시아 시장이 중요하며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성공할 수 있다는 비전, SM이 시가총액 1조원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이수만 프로듀서의) 전략이 그대로 맞아떨어지고 있다.”

김영민(42)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는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나 이수만 프로듀서의 최측근으로 13년 이상을 함께한 세월을 이렇게 회고했다. 이 프로듀서가 SM의 콘텐츠와 프로듀싱을 총괄한다면, 김 대표는 SM의 경영과 인사를 책임지고 있다.

일본에서 16년간 거주하면서 초ㆍ중ㆍ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1999년 SM 해외사업부 사원으로 입사했다. 5개월 뒤 해외사업 팀장이 됐고, 보아의 일본 진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입사 1년 뒤 계열사 사장으로 승진했고, 2005년 5월 SM 대표이사가 됐다.

SM에서 ‘최단기 팀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김 대표는 입사 초기 이 프로듀서가 해외사업을 구상할 때 동시통역을 하면서 이 프로듀서의 말과 비전을 가장 정확히 들을 수 있었다. 


“H.O.T.가 중국 북경에서 ‘한류’라는 단어를 시작했고, 보아로 인해 ‘일본’ 시장을 개척했고, 동방신기로 일본의 남자 ‘아이돌’ 시장을 개척했다. 2011년을 계기로 유튜브를 비롯한 SNS를 이용한 글로벌 마케팅에 성공해 지금은 ‘K팝’이라는 포괄적인 단어 안에 있다. 이것이 바로 SM이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의 SM을 이렇게 표현했다. SM은 2012년을 계기로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꾼다. 올 6월 말 시가총액 1조원을 넘어 비로소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2000억원이 안 되던 시가총액이 지금은 1조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자산가치가 1조원이 넘는 음악회사는 몇 개 더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봤을 때 SM은 이제야 글로벌 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셈이다.”

SM은 2000년 4월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등록됐다. 매출은 그때보다 8배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2배나 증가했다. 2009년 2000원대였던 주가는 5만원 가까이 올랐다. 1999년 20여명에 불과했던 직원 수는 200여명으로 10배 늘었다.

올해는 일본에서 음반, 공연 실적 등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1분기 영업이익(117억2000만원) 사상 최대치에 이어 연간 실적도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초부터 매일 2~3팀의 투자자가 꾸준히 SM을 찾고 있으며, 2년 전 4% 정도였던 외국인 지분은 18%로 급등했다.


이 프로듀서가 “중국이 가장 큰 마켓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듯, 올해는 SM이 처음으로 중국을 집중 타깃한 그룹 EXO-M를 선보인 해이기도 하다. EXO-M은 중국에서 먼저 데뷔했다는 점과 기존 미디어가 아닌 인터넷 매체를 통해 데뷔 전 홍보했다는 점에서 기존 가수와 데뷔 방식이 확연히 달랐다.

김 대표는 “EXO-M 멤버들이 상당한 실력과 엄청난 잠재력을 가졌다는 전제 아래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데뷔를 한 EXO-M의 사례는 향후 한국 기획사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M은 올해 사업다각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영화 및 드라마 자체 제작에 나서는 한편, 크라제인터내셔널과 합작투자를 통한 외식법인을 설립하면서 레스토랑 ‘SM크라제’를 연내 서울 청담동에 개장한다. 또 여행업체 해피하와이와 BT&I를 250억원에 인수해 에스엠C&C로 상호를 변경하고 해피하와이(SM타운트래블)까지 흡수 합병할 계획이다.

SM의 사업다각화는 문어발식 확장이 아닌, 엔터테이닝을 본질로 부가가치를 내는 쪽으로 이뤄지고 있다. 가수가 음반을 내고 ‘컴백’했던 단순한 활동에서 이제는 국경 없이 뮤직비디오, 음악, 영상이 크로스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경기에 민감한 내수시장에서 연예인의 방송, 광고, 음반 수익만으로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반영됐다.

SM이 지속적인 시스템 경영을 할 수 있었던 기반에는 철저한 성과와 보상주의가 바탕이 됐다. 


SM은 전 임원이 일반공채 출신으로,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성과와 능력을 인정받아 임원이 됐다. 기회의 평등성을 중시하며 능력과 성과를 인정받을 경우 스펙이나 연차를 고려하지 않고 입사 6~7년 후에도 임원이 될 수 있다.

김 대표는 1999년 입사해 최단기 팀장이 된 데 이어 대표이사까지 오른 대표적인 경우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성과에 따른 스톡옵션을 부여한 것도 철저한 보상주의를 반영한다. 2008년 11월부터는 직급체계를 철폐하고 신입사원부터 사장까지 ‘님’으로 호칭을 일원화했다.

김 대표는 “시장은 급변하고 마켓은 팽창하고 있다. SM의 시스템은 아직 50점”이라며 “프로듀서의 마인드와 방향을 즉각적이고 정확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회사로 SM은 계속 진화 중”이라고 설명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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