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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조정이 건설업체 경영난 키운다?
[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 부실기업을 회생시킬 목적으로 시행중인 구조조정이 오히려 건설사의 경영난을 키운다는 이례적인 지적이 주목된다. 3일 대한건설협회는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등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25개 건설사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자산은 반으로 줄고 직원 절반은 직장을 떠났다“며”구조조정이 기업을 회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고사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건설협회가 자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구조조정에 착수한 25개 업체의 상시종업원은 1만7022명에서 2011년 8474명으로 50.2% 급감했다. 무려 8548명이 회사를 떠났다.

워크아웃업체의 경우 2011년 현재 6331명으로 2008년대비 46.9% 감소했고, 법정관리업체는 같은기간 58.0%가 감소하는 등 인력구조조정이 뚜렸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조조정이 경영정상화를 통한 ‘기업살리기’가 아니라 ‘채권회수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게 건설협회 주장이다.

이같은 구조조정은 사옥과 사업용 토지 등 유형ㆍ재고자산도 위축시켰다는 것이다. 실제 2008년 3조8915억원에서 2011년엔 1조9457억원으로 유형ㆍ재고자산이 거의 반토막났다. 이에 대해 건설협회 측은 “유형·재고자산이 사옥, 사업용 토지 등 영업활동과 직결되는 자산이므로 지속적인 감소는 장기적으로 경영정상화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도별 종업원 감소폭을 보면 2009년 1788명, 2010년 2135명에서 2011년 4625명으로 증가해 구조조정이 사업구조 합리화보다 상대적으로 손쉬운 인력감축위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특히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해당기업의 경쟁력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 업체들이 국내 건설 계약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공공과 민간 등을 모두합쳐 2008년 11.2%였으나 2011년에는 4.6%로 60%가까이 축소됐다. 워크아웃업체는 2008년 7.9%에서 2011년 3.9%로 50.6% 줄었고, 법정관리업체는 같은기간 3.3%에서 0.3%로 90.9%가 급감하는 등 사업 위축이 극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민간 건설시장의 경우 2008년대비 2011년엔 국내 건설계약액 점유 비중이 10.7%에서 3.4%로 무려 68.2% 축소되는 등 공공부문에 비해 민간부문 감소폭이 훨씬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공사수입금이나 자산매각대금 중 일부는 신규사업에 재투자돼야 기업이 영업활동을 펼칠 수 있는데 신규사업을 위한 자금지원은 보류하거나 중단하면서 자산 매각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구조조정이 경영정상화를 통한 기업살리기보다 채권회수 수단으로 변질된 결과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 채권단은 수익성과 안정성이 우수한 우량사업에 대한 자금지원과 신규수주에 대한 지급보증, 중도금 대출 지원 등을 통해 업체의 경영정상화를 촉진하는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정부도 구조조정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관련 제도를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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