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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스마트폰으로…사이버 한류 열풍”
한류 전문가 카이퀸 류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교수
동영상 재가공 프로슈머도 출연
‘런닝맨’ 등 버라이어티 인기 확산

[싱가포르=한지숙 기자] “싱가포르 10대들이 ‘런닝맨’을 너무 좋아합니다. 이들은 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인터넷으로 보는데, TV 앞에서 50부작 한국 드라마 에피소드를 기다리며 시청하는 중년 세대와는 다르죠.”

동영상사이트 유투브를 통해 세계 각지에서 ‘커버댄스(K-팝 노래ㆍ춤 따라하기)’ 열풍을 일으킨 ‘신한류’는 다민족 국가 싱가포르 학계에서도 좋은 연구 대상이다. 싱가포르 난양기술대에서 비주얼커뮤니케이션 과목을 가르치는 카이퀸 류(39·사진)교수는 2008년 ‘사이버 한류’ 확산을 기점으로 한류 소비자의 변화에 주목했다.

최근 싱가포르 국립대에서 한국방송학회가 ‘한국 미디어그룹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주최한 국제세미나에서 류 교수는 ‘사이버한류’ 이후를 ‘클립퍼(Clipper)’ 세대로, 그 이전을 ‘케이블러(Cabler)’ 세대로 구분짓고 새로이 출현한 현상과 특징을 짚었다.

케이블러(1997~2007년) 세대는 안방에서 케이블 TV나 DVD를 통해 눈물샘을 자극하는 긴 서사구조의 한국 드라마를 보던 ‘중년주부’를 대표하는 세대다.

2008년 이후 출현한 클립퍼 세대는 동영상을 검색해 다운로드하며, 이를 재편집 및 재가공해 타인과 공유하는 ‘프로슈머’다. 주로 10대인 이들이 즐기는 콘텐츠는 K-팝(Pop) 뮤직비디오나 1~2회로 에피소드가 마무리되는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류 교수는 “‘런닝맨’의 경우 매회 에피소드가 달라지고, 걸그룹 같은 스타 게스트가 출현하며, 편집이 굉장히 빠르고, 한번 포맷을 익히면 내용 중 지역색 짙은 농담을 이해하지 못해도 시청하기 어렵지 않다”며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그는 또 “10대들 사이에서는 한국어 강좌도 인기다. 성인 여성들은 드라마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 강의를 듣는다”며 한국어, 패션, 음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현지의 관심을 전했다.

그는 대장금이 동남아에서 제주도 관광 유행을 낳았듯, ‘런닝맨’ 속 매회 다른 장소도 한류 관광지로 부상할 수 있다고 봤다. 류 교수가 젊은 층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한국여행 동기로서 가장 영향력있는 콘텐츠로 한국 스타(39.4%), 버라이어티쇼(25.4%), K-팝(20.3%), TV드라마(12.6%), 영화(2.3%)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입증하듯 싱가포르의 한국 여행자수는 2005년 8만여명 선에서 2009년 9만5000여명까지 늘다, K-팝 열기가 달아오른 2010년 11만여명으로 한해에만 4년치 증가분을 웃돌았다.

류 교수는 싱가포르에서 한류의 인기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 같은 지 묻자 “앞으로 5년은 더 갈 것이다. 당분간 다른 나라가 한류를 대신하지 못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인터넷에서 인기있는 콘텐츠 목록에 항상 한국물이 톱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최신 영상들이다. 반면 홍콩 드라마는 인터넷저작권 개념이 엄격해서 최신물을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은 더 이상 드라마에 크게 투자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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