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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모바일이 갈랐다”…이해찬, 김한길에 ‘신승’
민주통합당 차기 당대표에 이해찬 후보가 최종 확정된 것은 시민과 권리당원들이 참여한 모바일 투표가 결국 승부를 갈랐던 것으로 분석된다.

9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임시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에서 이 후보는 전체 득표율 24.3%를 획득, 민주당 당대표에 최종 당선됐다.

이 후보는 서울경기인천정책대의원투표에서 1886표를 얻어 김한길 후보(2288표)보다 402표를 뒤졌다. 이는 김 후보가 전국을 돌며 누적으로 210표 차이로 앞서고 있던 표차의 두배에 가까운 표를 고스란히 까먹은 것이다.

그러나 이 후보는 모바일 투표에서 6만5214표를 얻으며 6만2735표를 얻은 김 후보를 간단히 눌러버렸다. 이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24.3%, 김 후보의 득표율은 23.8%였다. 불과 0.5% 차로 이 후보가 당선된 것이다.

이 후보의 당선 배경엔 ‘2040’ 젊은 세대들의 모바일 투표에 이 후보 지지세가 얹혀지며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마감 이틀전까지 4만여명에 불과했던 선거인단이 선거 마지막날 8만여명이 집중적으로 몰려들어 수감중인 정봉주 전 의원의 팬클럭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 조직이 움직였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이날 전당대회 장 안팎에서도 미권스 회원들이 ‘정봉주는 무죄다’, ‘8ㆍ15 특사 보장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 후보 신승의 직접적인 원인이 모바일 투표였다면 간접적인 배경은 최근 불거진 새누리당의 ‘색깔론’ 공세에 이 후보가 적극적으로 각을 세우며 ‘투사’적 측면을 강조했던 것도 그 원인으로 꼽힌다.

이 후보는 이날 전당대회 정견발표에서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은 독재자 히틀러의 발상과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등 최근들어 새누리당과의 정쟁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바 있다. 또 이 후보측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가 바로 자신임을 강조한 것 역시 선거 막바지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이 여당의 거센 색깔론 공격으로 위기에 처하자 ‘난국에 강한 투사형 대표’를 국민들이 결국 선택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국회의원 6선과 전 정권에서 ‘실세총리’로 불리며 민주당 내 최고의 ‘기획통’이자 ‘전략가’로 꼽히는 이 후보라는 점에서 이같은 분석은 힘을 받는다.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에 대한 지지세가 이해찬 후보에 대한 지지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박 연대’를 통해 문 고문을 민주당의 대권후보로 세우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논의가 여론의 역풍을 맞았지만 결국 당이 처한 위기 상황과, 연말 정권창출이라는 명분이 절묘하게 균형추를 맞추며 0.5% 차의 ‘박빙의 쇼’를 연출해낸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된 직후 가진 당선 수락 연설에서 “저에 대한 지지와 성원, 질책과 채찍 모두 소중히 받아들이겠다. 오직 정권교체만을 위해 헌신하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 모두는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세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한반도 평화 이 세가지를 가지고 우리는 이번 대통령선거에 임하겠다. 이 세 가지를 실현해서 지금까지 고통을 받고 있는 국민들을 위로하고 국민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새로운 정부를 만들어서 이 역사에 기여하겠다.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3위는 추미애 후보로 14.1%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강기정(10.0%)·이종걸(8.4%)·우상호(7.5%) 후보가 4~6위를 차지했다. 조정식 후보와 문용식 후보는 민주당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홍석희 기자 @zizek88>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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