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020년 500명 장학금이 회사 비전”
獨공기정화기 수입 ‘벤타코리아’ 김대현 대표

예비군복에 달랑 청바지 한장
힘겨웠던 학창시절이 인생토양

직원에 매출향상 목표 강요안해
신뢰로 무장…작년 200억 매출



“2020년엔 한 해 장학금 주는 학생을 500명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회사의 발전 전망과 매출 증대, 이윤을 논해야 하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비전으로 사회봉사와 나눔을 먼저 얘기했다.

김대현 벤타코리아 대표이사는 단순히 눈앞의 이익보다 과거의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하며 다른 사람을 돕고 기부하는 것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저소득층 학생 돕기, 돈 없는 예술가들 후원, 지역사회와의 상생,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벤타코리아는 처음 수입 가전제품을 애프터서비스(AS)하는 업체로 시작해 1993년부터 꾸준히 독일로부터 에어워셔라는 공기정화기를 수입ㆍ유통하고 있다. 김 대표는 “도입할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공기정화기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다”며 “천식이 심하셨던 장모님을 위해 필요한 걸 찾다가 우연히 공기정화기를 접하게 됐고, 그게 인연이 돼 수입ㆍ유통을 전문으로 하게 됐다”고 말했다.

독일 벤타 사가 개발한 에어워셔는 물을 이용한 자연친화적 필터를 사용, 공기 청정 기능과 자연 가습 효과, 두 가지를 얻을 수 있는 30년 역사를 지닌 제품이다.

하지만 초창기 승승장구하던 그의 사업도 97년 IMF 사태를 맞아 위기에 처했다. 그는 “93년부터 해마다 2배씩 성장했고 처음엔 몇백대 수준이었다가 IMF 직전만 해도 8000대가량 판매했지만 IMF 때문에 회사가 파산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한때 환율이 2배까지 올랐지만 그는 고객과의 약속이라며 종전 가격에 제품을 판매했다. 결국 사무실도 뚝섬의 반지하 건물로 옮기고 직원도 떠나 3명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물난리까지 겹쳐 그나마 남아 있던 제품들을 건물 옥상으로 옮겨야만 했던 지난날을 돌이키면서도 그는 해맑게 웃었다.

몇 년 전 한 회사의 공기청정기 유해성 논란으로 시장 전체가 어려워졌을 때도, 가습기 메이트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그는 여러 차례의 위기를 정직과 신뢰를 무기로 헤쳐나갔다. 그는 힘들어서 포기할 뻔한 시절이 있었지만 ‘직원과 고객에게 속보이는 짓을 하지 말자’고 결심했다. 벤타코리아는 매출 향상 목표를 직원들에게 강요하지 않고, 위탁 판매도 하지 않는다.

예비군복에 청바지 하나로 살 정도로 학창 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김 대표는 “용돈을 벌기 위해 하는 아르바이트는 경험 삼아 하는 것이지만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는 얼마나 비참하냐”며 벤타장학회를 통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생활장학금을 전달한다. 그런 어려웠던 시절을 기억하며 아내가 몸담았던 공연 분야를 후원하고, 어려운 예술가들을 돕는 활동도 펼쳤다.

1사 1올레마을 결연식으로 제주 서귀포 무릉2리와 자매결연을 하기도 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무릉외갓집이라는 지역 농산물 배달 프로그램을 추진해 올레마을 결연식 최고 히트 프로그램으로 만들기도 했다. 그의 집념으로 무릉외갓집은 500명의 회원을 보유했다.

유통 전문기업임에도 지난 7년간 한 해 40%씩 성장하며 지난해 2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김 대표는 “이젠 삶의 목표가 바뀌었다”며 마지막까지 “많은 사람을 도와줄 수 있도록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는 꿈을 밝혔다.
 

<문영규 기자>
/yg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