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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벅스ㆍ카페베네 적정 커피값 물었더니
커피전문점 커피 용량

[헤럴드경제=홍성원ㆍ도현정 기자]한끼 점심값에 육박하는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의 비싼 커피 가격이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주요 브랜드의 커피 용량이 중구난방인 것으로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정해진 양보다 터무니없이 적은 커피를 내놓는 곳이 있는가 하면, 아예 용량을 메뉴판에 고지하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판매하는 브랜드도 있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헤럴드경제는 아울러 커피값이 합리적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 경로를 통해 복수의 바리스타들에게 신선도ㆍ맛ㆍ종합평가(마케팅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순수 커피맛을 토대로 적정가 평가)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부담스러운 일”이라며 거부했다. 대형 커피 브랜드에 몸담고 있거나 잠재적 피고용인의 처지라는 이유를 댔다.

▶같은 돈 냈는데…커피 용량은 사장님 마음대로(?)=지난 9일~19일까지 열흘간 서울의 광화문ㆍ강남역ㆍ신촌 일대에서 영업 중인 스타벅스, 카페베네, 커피빈, 탐앤탐스 등 4개 브랜드 총 12개 점포의 커피 가격과 용량을 조사한 결과, 지역에 따른 가격차는 없었다. 이들 지역에서 스타벅스 톨 사이즈(이하 아메리카노)는 3900원, 카페베네 레귤러 사이즈는 3800원, 커피빈 스몰 사이즈는 4000원, 탐앤탐스 톨 사이즈는 3600원에 각각 판매됐다.

문제는 들쭉날쭉한 용량이었다. 동일 브랜드의 커피라도 지역ㆍ점포에 따라 커피량이 천양지차였다. 스타벅스의 경우 강남역 몬테소리점은 메뉴판에 톨 사이즈의 양을 355㎖로 적시하고 있었지만, 취재진이 계량컵을 이용해 실제 용량을 측정한 결과 350㎖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이 정도는‘양반’이었다. 스타벅스 광화문점에서 같은 크기ㆍ종류의 커피를 구입해 계량컵에 담아보니 커피는 300㎖로 표시된 눈금을 약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두 지역의 커피 용량차가 무려 50㎖나 된 것이다. 신촌점의 톨사이즈는 320㎖에 불과했다.

카페베네는 더 황당했다. 사이즈별 커피 용량을 정해 놓지 않고 팔았다. 광화문구세군점 직원에게 레귤러 사이즈의 용량은 몇㎖냐고 묻자“우린 그런 것 없다”며 주저하더니“레귤러를 담는 종이컵은 13온스 짜리”라고 했다. 양을 측정해보니 310㎖였다. 1온스가 29.57㎖인 점을 감안하면 최대 용량(384.41㎖)에 턱없이 부족한 커피를 판 셈이다.

커피값이 스타벅스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싼 탐앤탐스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청계광장점의 톨 사이즈 커피량은 실제 측정 결과 300㎖였으나, 신촌로터리점에선 320㎖로 조사됐다. 탐앤탐스 직원들은 정확한 용량 정보를 알지 못한 채 계산대 앞에 놓인 샘플을 가리키며 취재진에게 크기를 가늠해보라고만 했다.

커피빈은 의외로 정해 놓은 용량보다 다소 많은 커피를 파는 걸로 나타났다. 무교CBTL점(파이낸스센터 지하2층)은 스몰 사이즈(규정 용량 355㎖)를 360㎖, 강남대로점은 370㎖에 각각 내놓는 식이었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같은 브랜드의 커피라면 가격과 용량이 통일돼야 한다”며 “아직 이런 내용에 대한 제재나 규제가 없었지만, 본사가 소비자 신뢰 구축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관리했어야 하는 내용이고 소비자 권리를 눈속임하듯 넘어가려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쉬쉬’…적정 커피값 묻지 말아요=취재진은 아메리카노 한 잔이 4000원대인 게 정상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커피에 관한 한 전문가 집단인

바리스타들에게 조언을 구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한국바리스타협회 관계자는“적정 커피값을 알아보는 건 민감한 문제일 수 있다. 파장이 커질 수 있다”며 “커피맛과 가격 평가에 도움을 줄 바리스타가 없다”고 했다. 그는 “마케팅 비용 때문에 가격이 올라가는 걸 알지 않냐”며 “바리스타들이 언제 어떤 회사에 취직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다른 브랜드의 커피값을 두고 가타부타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유력 브랜드인 A사를 통해 어렵사리 바리스타 4명을 섭외했지만 막판에 틀어지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바리스타들이 브랜드별 원두와 커피맛에 대한 좋고 나쁨까지는 평가할 수 있지만 이를 가격과 연결시키는 데엔 부담을 느꼈다”고 했다.

결국‘그들만의 리그’속에 애꿏은 소비자들만 적정 커피값에 대한 정보도 없이 돈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홍성원ㆍ도현정 기자/hongi@heraldcorp.com

<주요 커피브랜드의 점포별 커피량과 가격현황>

① ② ③ ④

스타벅스 강남역 몬테소리점

-톨사이즈 규정 용량 355㎖로 표시 스타벅스 광화문점

-톨사이즈 규정 용량 355㎖로 표시 카페베네 강남역 A센터점

-규정용량 표시없음

(레귤러 사이즈 기준으로 13온스 종이컵의 최대용량은 약 384㎖임) 카페베네 광화문 구세군점

-규정용량 표시없음

(좌동)

실제용량 350㎖에 못미침 실제용량 약 300㎖ 실제용량 약 300㎖ 실제용량 약 310㎖

3900원(아메리카노) 좌동 3800원 좌동

출처:헤럴드경제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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