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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자산엑소더스’…1000억유로 빠져나갔다
1분기 이탈자금 GDP 10% 육박…10년물 국채금리도 연중 최고치
외부자금조달 노력도 성과 없어…‘스펙시트’ 유로존위기 재연 우려
IMF, 구제금융대책 논의 본격화…ECB “은행동맹등 장기비전 필요”


‘제2의 그리스’로 지목돼온 스페인 자본시장에서 올 들어 첫 석달간 이탈한 해외 자본이 1000억유로(약 146조151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의 7%’를 넘보는 스페인 국채금리가 보여주듯 최근 스페인 국채 매도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어 총 이탈 자금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재정 고갈에 은행 부실 처리로 골치를 앓는 스페인 정부는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외부 지원에 목을 매지만, 돈줄인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은 뒷짐만 지고 있다.

이러다 그리스 위기와 맞물려 ‘스펙시트(Spexit; 스페인의 유로존 이탈)’마저 현실화하면서 유럽 재정위기가 정점을 찍은 지난해 11월의 악몽이 재연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00억유로에 달하는 ‘자산 엑소더스(대탈출)’와 더불어 ECB의 스페인 4대 은행 방키아 지원 거부가 스페인에 연타를 날렸다고 1일 보도했다.

스페인중앙은행 집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유출된 총 해외투자자금은 970억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해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중 최고치를 다시 쓰면서 지난해 최고치(6.714%)를 넘보고 있다.

ECB가 각국 은행권의 국채 매입 지원을 위해 가동한 저금리 대출 프로그램(LTRO)의 약발이 식고 있는 증거다. LTRO 자금으로 국채를 매입해온 스페인 은행권이 외국인 자금 이탈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처럼 국채 금리가 뛰면 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 결국 스페인 정부의 위기 대응은 더욱 어려워진다. 스페인 정부와 EU의 부인에도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이어 스페인이 유로권에서 네 번째로 구제금융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무성한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IMF 내 유럽분과에서 스페인 구제금융 지원을 위한 비상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게리 라이스 IMF 대변인은 그러나 스페인과 구제금융 협상을 벌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IMF가 계속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시장에선 ECB가 직접 스페인 국채를 사줄 것을 바라지만, ECB의 입장은 완강하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럽 정치 지도자들이 유로존 예금자를 보호하고 은행 부도사태를 막기 위한 ‘은행동맹(Banking union)’을 비롯해 유로존에 대한 장기 비전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방키아를 비롯한 유로존 은행 위기 해결의 책임은 ECB가 아닌, 유로존 정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오는 7월 출범하는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은행 직접 지원을 제안했다. 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는 EU 조약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김영화 기자>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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